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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014-04-21 00:03:54 KST | 조회 | 96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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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야에 군대 귀신 얘기 하나 풀어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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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뉴스에 오대양 사건 어쩌고 보면서
미스테리 사건들 쭉 훑어보다가 어쩌다보니 군대 관련 귀신얘기까지 훑어보게 되어서 갑자기 내 경험이 떠올라
글한번 써봄.... 별로 안무서운데 일단 실화임.
27사 소총 출신이라면 아는 곳일 수도 있음.
강원도 2군단에는 군단 직할 탄약부대가 있는데 강원도 몇군데에 대형 탄약고를 지키는 부대임.
이 대형 탄약고라는게 건물 하나가 아니고 미사일, 자주포 포탄 같은거 보관하는 곳이기때문에 엄청난 크기의
탄약고들이 수십개 늘어서 있는 그런 곳임. 탄약고는 거대한 무덤처럼 생겼음.
풀로 위장되어있는 뭐 그런 대형 탄약고들이 쭈욱 모여있는 곳이고 거기를 탄약 중대 하나가 지킴.
이걸 ASP라고 했던가 그럴꺼임 ㅇㅇ
근데 탄약 중대는 겨우 100명정도 되는 인원이라 이 커다란 지역을 다 못지키고 같은 건물에 경비중대가
파견되어서 2달씩 교대해가며 지키는 형태임. 경비중대 역시 겨우 100명정도라 그 많은 탄약고 초소들을
다 지키지는 못하고 1/3 ~ 1/2 정도 투입되어서 지킴. 근데 지역이 크고 야생동물(주로 고라니)가 많이
나타나고 관리가 똑바로 안되는 곳이라 여름에는 풀이 무성하고 군대 답게 조명도 없어서 밤에는
달빛말고 의지할게 하나도 없는 그런곳임.
그러다보니 귀신얘기가 많은 곳... 보통 거기 근무하는애들은 진짠지 아닌지 귀신 하나씩은 보고 오고
자기가 귀신을 봤다고 빡빡 우기는 그런 동네임 ㅇㅇ;
근데 재수없게 나도 봤으니 이걸 귀신이라해야되는지 내가 눈이 삔건지 알수는 없음....
사실 귀신을 볼만 하기도 함. 군인이 투입이 안되는 초소는 마치 군인이 있는 것 처럼 위장하기 위해
판초우의를 걸어놔서 가끔 보면 사람처럼 보이기도 하는.... 지금 생각해보면 어둠속에서 누가봐도
귀신으로 오인할만한 그런걸 많이 걸어둠... 허수아비를 세우는 곳도 있어서 밤에보면 소름끼침.
빈초소에 사람 모습이 어렴풋이 보이고... 바람에 잠깐 흔들려서 움직이는것처럼 보이기라도 하면
놀라 자빠질만함 ㅇㅇ;
여튼 내가본건 초소 귀신같은게 아니었음.
기억을 되짚어보면... 그때 내가 투입되던 시기가 비가 존나게 내리던 6월 경이었고 난 2달동안 거기에 있었음.
잡초는 무성하지, 나무도 많지, 고라니는 비명을 지르지 주변은 온통 산이고 탄약고는 무슨 무덤처럼 생겼지
근무는 야간이고 초소에는 사수와 부사수 둘 외에는 주변에 아무것도없지... 가끔 철문이 끼긱 끼긱 소리내면서
사람 미치게 만들지... 게다가 가끔 알 수 없는 소리도 들려서 잡담이라도 안하면 정신이 나갈것같은 그런곳임.
A코스와 B코스가 있었는데 A코스는 중대 건물 주변이라 좀 이동 거리도 짧고 조명도 있고.. 교대 간격도 짧아서
꿀빠는 코스이고 B코스는 외곽쪽으로 빠지는데 멀기도 하고 안쓰는 탄약고 지키는 곳도 있고 초소간의 거리도
먼데다 중간 중간 빈초소가 있어서 개같은 코스임. 거리도 드럽게 멀어서 교대하고 오면 온몸이 지치고 그럼.
여튼 난 그날 B코스 였음.
이게 코스라는게 왜그러냐면 근무를 철야로 하게 되어있어서 B코스 초소를 처음 투입되는 곳부터 교대해가며
밤 새도록 4갠가 초소를 쭉 근무 서고 복귀해서 다음날 자는 시스템으로 되어있어서 그럼. 첫 초소로 먼저
투입되면 쭉 돌고 와서 자게되고, 중간부터 투입되면 중간에 중대로 돌아와서 잠시 쉬다가 또 다음 초소로 가는
식이라서 차라리 첫 초소부터 들어가는게 나음.
여튼 난 중간초소부터 들어가서 2개 초소 돌고 마지막 초소에 들어가있었음.
이 때가 새벽 3시인가 새벽4시인가 그랬던것 같은데 완전 심야였음. 자기 딱좋은 시간대여서 보통
귀찮은 애들은 그냥 퍼 자다가 걸리면 징계받거나 욕 존나게 먹는 일이 흔한 그런 시간대였음.
난 상병 사수였고 일병 부사수랑 같이 들어갔는데, 이 일병 부사수가 하도 재밌는 놈이라서 시간 가는줄
모르고 심야에 얘기를 신나게 하고 있었음. 교대 시간은 다가오고 우린 언제 교대되나...........
빨리 들어가서 2시간이라도 자고 마지막 근무 서고 푹 쉬고 싶었음.
우린 야간투시경을 항상 들고 다녀야 했기때문에 야투경으로 언제 올라오나 계속 보면서 근무서고있었음.
비는 존나게 내리고 마지막 초소는 빈 탄약고 옆이라 관리도 안되어있고 뒤에는 철문이 있어서
늘 끽 끽 소리가 나서 짜증나는 곳이 었음.
--- 지금부터는 대화 형식으로 함 ---
나는 P라 하고 내 후임은 J라 하겠음.
P : 오고 있냐? 존나게 늦네
J : 막 초소는 오르막이라 원래 이러잖습니까
P : 그니까.. 시발 하필 B코스라 들어가면 라면하나 먹고 또 나가야돼. 날씨도 좆같아서.... 양말도 없는데
J : 양말 그거 새삥으로 신고 나가봐야 10분이면 싹 젖어서 그냥 이대로 나가는게 낫지 않습니까?
P : 그니까 니 전투화가 썩은내 나는거야 새꺄. 좀 갈아 신어라. 씻기도 하고
J : 제가 볼땐 P상병님 전투화가 더...
P : 좆까. 야투경으로 좀 봐라. 언제 오나
J : 네
J : 옵니다. 저기 끝에 보입니다.
P : 오는데 왜 후레쉬도 안키고 말도 없어?
J : 숨어서 오나봅니다. 조심스럽게 길 가생이쪽으로 올라옵니다. 왜저럽니까?
P : 좆되라고 저러납지. 초소에서 쳐 자고있으면 놀릴라고.... 교대장은 갈굴라고 저지랄 하나. 하여간 병신짓에
재미 들렸다니까.... 야투경 줘봐.
J : 네
P : 어 저기 오네. 시발 북괴군처럼 기어올라오네. 저건 뭐여? 하나는 뒤에 쳐져서 오네. 진짜 가지가지...
내가 야투경으로 본 장면은 앞에 2명이 무슨 기동훈련하는것처럼 슬금 슬금 길 가생이쪽으로 올라오고
그보다 한 20m 뒤에 한명이 또 슬금 슬금 기어올라오는 장면이었음. 전부 군복에 철모에 총메고 있었음.
근데 알다시피 야투경이라는게 제법 잘보이지만 그렇다고 얼굴이 보이거나 하는 건 아님.
(참고로 교대장은 내 동기였고 교대하는 애들은 둘다 내 후임이었음. 교대하는 2명은 1,2라 하고 교대장은
K라 하겠음.)
난 초소 밖으로 나와서 손흔들면서 그쪽으로 접근함.
P : 야 시발놈들아. 다 보인다. 쳐 자고있는줄 알았냐?
1 : 어? 보입니까? 기도비닉 장난 아니었는데 말입니다.
P : 야투경은 폼인줄아냐? 저 뒤엔 왜 안와? 얌마. 다 보여새꺄
1 : 누구 말입니까?
P : 아 새끼들이... 니들 둘 말고 뒤에 하나 더따라왔잖아. 교대장 새끼. 얌마! K! 동기 갖고 장난치면 재밌냐?
2: 저흰 둘만 올라왔습니다. 교대장은 밑에 삼거리에 기다리고 있습니다.
P : 아 시발 장난질 좆까 새끼들아.... 그놈의 ASP 귀신 재밌냐? 내가 호구로 보이냐? 뒤지고싶냐 진짜?
1: 진짭니다....
P : 아 시발 니들 좀있다 보자.
난 그대로 밑으로 내려갔음. 아까 올라오는걸 봤고 그 앞에 안쓰는 전차가 서있었으니 그 뒤에 숨었나보다하고
그리고 전차뒤로 갔는데 아무도 없는거임. 그 옆에도 없고 길가에도 없고 LED로 쭉 보는데도 없는거임.
P : K 새꺄 어딧어? 안나와? 시발?
1 : P상병님 진짜... 둘이 왔습니다. 귀신 본거 아닙니까?
P : 아 니들 둘 뒈지고싶냐? 이러면 재밌냐? 야투경으로 봤다고. 야투경. 어딨어 이새끼
1 : 진짭니다... 밑에 내려가면 있을겁니다.
P : 아 시발 일단 교대하자. 니들 근무끝나면 보자. 좆될줄 알아라. 지금 재밌어해라.
그러고 우린 교대를 하고 난 존나게 화가 난 상태로 부사수 데리고 밑으로 쭉 내려갔음.
삼거리에 박스위에 앉아서 교대장 K가 담배를 피고있는게 보였음
K : 뭐하다 이제오냐? 시발 나 쉬는시간은 보장해줘야되는거 아냐?
P : 이러면 재밌냐? 귀신놀이 존나 재밌냐?
K : 뭐래 병신이...
P : 아까 니 올라 왔잖아. 쟤네 둘 따라 오다가 전차뒤로 숨었잖아. 야투경으로 봤다고 연기 그만해라 좀
K : 뭔 개소리냐. 내가 거길 왜올라가 힘들어 뒤지겠는데
P : 아 너까지 왜이러냐. 동기아니냐? 좀 시발 지랄좀 그만해라 야 J 너도 봤잖아
J : 봤습니다. 야투경으로 2명 뒤에 한명 더 오고있었습니다. 그게 교대장님 아닙니까?
K : 안갔다고 시팔. 진짜 안갔어. 내가 왜 거짓말을 해. 시발 뭘 본거야?
P : 아니 시발 내가 눈으로 봤으면 헛것인갑다 하겠는데 야투경으로 봤다고. 야투경 시발 야투경으로 어떻게
헛것을 보냐고
K : 아니 진짜 안갔다니까 이새끼가 왜이래... 일단 가자. 중대로가서 얘기해.
P : 일단 가자...
기분이 정말 더러웠음. 난 분명히 3명을 봤고 1명이 쳐진상태로 걸어올라오고 있는걸 분명히 봤는데....
내가 무슨 소리를 들었거나 검은 형체를 봤거나 그랬으면 그냥 헛것이고 헛소린데....
야투경으로 사람을 봤는데 어떻게 그게 헛것이 될수 있는지 도무지 이해가 안갔음.
어쨋든 우린 내려가서 중대로 갔음.
나름대로 생각을 정리하고있었음... 1,2 두놈도 선임한테 거짓말할 애들이 아니고 선임 갖고 장난칠 그릇도 못됨
우린 동기간에 사이가 좋아서 동기가 나를 놀리려고 그런것 같지도 않고 거짓말같이 보이지 않았음.
유일한 가능성은 순찰간부가 몰래 따라오다가 중간에 빠진건데...
중대로 갔는데 가자마자 순찰간부 하사가 우리한테 오는거임
하사 : 근무좀 제대로서라. 비오고 좆같은건 알겠는데 그러다 탄약애들한테 걸리면 너도 좃되고 나도 좆되. 안보이게 하던가.
K : 아.. 보셨습니까? 죄송합니다...
하사 : 아니 삼거리에서 두놈이 멍때리고 있냐. 안보이는데 있던가. 상말이라는 놈들이 뺑끼도 못부려.
K,P : 죄송합니다.
이 하사는 병사들이랑 친하기도 하고 말투로 봐서 크게 혼날것 같지는 않았음. 그리고 난 이제 그 3번째 인물이
이 하사인걸 확신했음. 그래서 물어봄.
P : 그럼 올라오던게 이하사님입니까?
하사 : 뭘?
P : 그 1,2 뒤에서 따라오지 않으셨습니까? 순찰중이셨습니까?
하사 : 무슨 얘길 하는거야?
P : 3거리에서 K 보셨다고...
하사 : 아니 그건 내가 A코스 자전거 타고가는데 반대쪽 삼거리에 니들 두놈 담배피는걸 봤다고. 니들 거기서 담배 피고 있었잖아. K랑 P 너네 두놈.
P : 전 거기 없었습니다.
하사 : 야... 적당히 봐줄테니까 우리끼리 구라는 치지말자. 부사수만 초소에 두고 니들 두놈 거기서 담배피고있었잖아.
K : 진짜 아닙니다. 제가 애들 교대 올리고 담배 피고 있었던건 맞는데, 저 혼자였습니다.
하사 : 아 이새끼들 또 ASP 귀신... 지랄을 해라 지랄을. 봐준다고. 들어가 쳐 자라.
그러고 하사는 상황실로 들어갔음. 난 아무말도 할수가 없었음. 머리가 혼란스러웠고 나와 J가 야투경으로 본
그 사람은 누구고 하사가 반대편 삼거리에서 본 그 나머지 1명은 누군지 대체 이해가 안갔음. J는 진짜 귀신 본 표정이었고 나도 진짜 내가 귀신 본거 아닌가 싶었음.... K도 믿고있었음. 단체로 헛것을 봤을리가 없으니까...
그리고 그날 잠도 못자고 담날부터 야간 근무 설때마다 등뒤가 서늘해서 똑바로 설 수가 없었음...
이상... 군대에서 귀신본 얘기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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