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단숙주는 메카닉 테란과 프로토스를 상대로 경기를 루즈하게 만드는 주범으로 인식되고 있습니다. 이는 공짜 유닛인 식충을 주기적으로 생산하는 군단숙주의 특성상, 일정 숫자 이상이 쌓이면 지상 병력으로는 본체를 직접 타격할 수단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점 때문입니다. 그렇다고 공중 유닛을 사용해서 타격하자니 값싼 포자촉수 다수가 이를 막습니다. 블리자드는 폭풍함을 버프하여 이를 해결하려 하는 것 같지만, 테란의 경우 전투순양함의 야마토 포에 의존해야 하는 상황이 나올텐데 이 역시 문제가 될 것 같습니다.
저는 군단숙주가 OP라거나, 스펙을 너프해야 한다고는 지금 생각하고 있지 않습니다. 그러나 군단숙주의 저지선 형성 능력은 어떻게든 손을 보아야 한다고 봅니다. 잠깐의 위기를 넘기고 일정 숫자만 확보하면 사실상 지상에는 위협이 없다? 이는 문제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군단숙주는 이동속도가 매우 느린 유닛입니다. 이는 마치 무리군주와 비슷하지요. 무리군주의 약점인 느린 기동성을 악용하기 위해 테란은 의료선을, 프로토스는 차원 분광기와 함께 병력을 우회시키며 저그의 요충지를 타격하려 노력합니다. 그러나 군단숙주의 경우, 느린 기동성에도 불구하고 타 종족의 병력이 우회로를 통해 저그의 요충지를 타격하는 양상은 자주 나오지 않습니다. 그 이유는, 군단숙주를 생산하는 저그의 경우 수비용 촉수를 아낌없이 계속 짓는 경향이 있으며 동시에 점막을 통해서 적의 동선을 모두 파악하고 미리 수비위치로 식충을 보낼 수 있기 때문이죠. 군단숙주는 느리지만 식충은 느리지 않습니다. 그리고 강합니다.
어떻게 군단숙주를 건드리지 않고 저지선 형성 능력을 줄일 수 있을까요? 그것은 바로 점막이 사라지는 속도를 높이는 것입니다. 현재 저그 점막은 점막 종양 또는 대군주를 제거하더라도 사라지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필요합니다. 이 때문에 점막종양을 제거하는 동안, 사라지지 않은 점막을 타고 대규모의 식충이 밀고 내려오면 적의 병력은 하는 수 없이 뒤로 빠질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군단숙주가 등장한 시점에 다수의 여왕이 대기하고 있으므로, 적의 병력이 물러난 사이에 순식간에 파괴된 점막종양은 복구됩니다. 그러는 와중에 파괴되지 않았던 쪽의 종양은 더 넓게 퍼져 버리고요.
일단 이렇게 되어버리면 상대는 영원히 식충과 점막종양만 제거하다가 병력을 모두 잃고 마는 것입니다. 일단 적과 조우하기 전에는 공생충을 생성하지 않는 무리군주의 경우 기동성을 활용하여 이쪽 저쪽에서 동시에 점막을 제거하는 식으로 저지선을 밀어올릴 수 있었지만, 식충은 주기적으로 계속 생성되므로 그러한 식의 접근이 불가능합니다.
점막이 사라지는 속도가 빨라지면 어떻게 될까요? 일단 점막을 파괴함으로써 식충이 밀고 내려오는 속도를 크게 낮출 수 있으므로, 점막 파괴는 곧 저지선을 위로 밀어올리는 전술적 의도를 갖게 됩니다. 식충을 상대하기도 약간은 수월해지겠지요. 예전 수준의 점막 복원력을 보이기 위해서는 저그 유저가 상당히 부지런하게 플레이해야 하겠지요.
그리고 점막 종양이 하나둘 파괴되면 저그는 촉수와 군단숙주 라인을 여차하면 끌어내려야 할지도 모른다는 압박을 받게 됩니다. 군단숙주는 이동속도가 느려서 점막 위에서만 도망다녀야 하니까요. 어쨌든, 지금보다는 조금 더 손이 가게 될 것이며, 앉은 자리에서 계속 식충만 내려보내는 플레이는 하기 어려워집니다. 그러나 부지런하게 움직이기만 한다면 여전히 군단숙주와 포자촉수를 계속 움직이면서, 이쪽을 쳤다가 저쪽을 쳤다가 하며 최적의 저지선을 구축할 수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