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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E.de.N
작성일 2014-01-20 22:01:03 KST 조회 137
제목
무소유란 - 방태수편

프로리그에 로봇처럼 말이 없는 친구가 놀러 왔기에 선뜻 그의 품에 맹독 80기를 안겨 주었다. 비로소 나는 얽매임에서 벗어난 것이다. 날아갈 듯 홀가분한 해방감. 경기시간 약 25분동 가까이 변태시킨 "유정有情"을 떠나보냈는데도 서운하고 허전함보다 홀가분한 마음이 앞섰다. 

이때부터 나는 하루 추출장 한개씩 버려야겠다고 스스로 다짐을 했다. 맹독 꼬라박을 통해 무소유無所有의 의미 같은 걸 터득하게 됐다고나 할까. 


저그의 역사는 어떻게 보면 소유사所有史처럼 느껴진다. 보다 많은 유전자와 군단병력을 위해 끊임없이 싸우고 있다. 소유욕에는 한정도 없고 휴일도 없다. 그저 하나라도 더 많이 갖고자 하는 일념으로 점막처럼 출렁거리고 있다. 다른 종족의 유전자만으로는 성에 차질 않아 원시 저그까지 소유하러 든다. 그것이 제 뜻대로 되지 않을 경우는 끔찍한 비극도 불사하면서. 제 정신도 갖지 못한 처지에 남을 가지려 하는 것이다. 

소유욕은 이해와 정비례한다. 그것은 군단 뿐 아니라 각 종족의 영웅들간의 관계도 마찬가지다. 주인과 하수인 관계였던 아몬과 칼날여왕이 오늘에는 맞서게 되는가 하면, 서로 으르렁대던 저그와 프로토스끼리 힘을 합쳐 켈모리안을 털고 신생 초월체를 죽이고 하는 사례를 우리는 얼마든지 보고 있다. 그것은 오로지 소유에 바탕을 둔 이해관계 때문이다. 만약 저그의 역사가 소유사에서 무소유사로 그 방향을 바꾼다면 어떻게 될까. 아마도 싸우는 일은 거의 없을 것이다. 주지 못해 싸운다는 말은 듣지 못했다. 
테란인 레이너는 이런 말도 하고 있다. 

"내게는 소유가 범죄처럼 생각된다......" 

그가 무엇인가를 갖는다면 같은 물건을 갖고자 하는 사람들이 똑같이 가질 수 있을 때 한한다는 것. 그러나 그것은 거의 불가능한 일이므로 자기 소유에 대해서 범죄처럼 자책하지 않을 수 없다는 것이다. 

우리들의 가스에 대한 소유 관념이 때로는 우리들의 눈을 멀게 한다. 그래서 자기의 유리함을 잊은 채 맹독을 아낀다. 그러나 우리는 경기 중 언젠가 한 번은 빈손으로 돌아갈 것이다. 200을 꽉 채운 뮤링링마저 버리고 홀홀히 떠나갈 것이다. 하고 많은 물량일지라도 PP를 어떻게 하지 못할 것이다. 

크게 버리는 사람만이 크게 얻을 수 있다는 말이 있다. 오늘도 부서지는 6가스로 인해 마음을 상하고 있는 벌레 유저들에게는 한번쯤 생각해볼 말씀이다. 아무 것도 갖지 않을 때 비로소 온 세상을 갖게 된다는 것은 무소유의 또 다른 의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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