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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013-11-10 16:15:13 KST | 조회 | 37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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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로 가시죠?" 택시는 벌써 구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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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로 가시죠?"
택시는 벌써 구르고 있었다.
"프로토스."
자동차는 스르르 속력을 늦추었다. 그종족으로 가자면 차를 돌려야 하는 까닭이었다. 운전사는 줄지어 달려오는 자동차의 사이가 생기기를 노리고 있었다. 저만치 자동차의 행렬이 좀 끊겼다. 운전사는 핸들을 잔뜩 비틀어 쥐었다. 운전사가 몸을 한편으로 기울이며 마악 핸들을 틀려는 때였다. 뒷자리에서 DK가 소리를 질렀다.
"아니야. 저그로 가."
DK는 갑자기 폭군의 준우승을 생각했던 것이었다. 운전사는 다시 휙 핸들을 이쪽으로 틀었다. 운전사 옆에 앉아 있는 조수 애가 한 번 DK를 돌아보았다. DK는 뒷자리 한구석에 가서 몸을 틀어 박은 채 고개를 뒤로 젖히고 눈을 감고 있었다. 차는 애너하임 앞 로터리를 돌고 있었다. 그때에 또 뒤에서 DK가 소리를 질렀다.
"아니야. 테란으로 가."
눈을 감고 있는 DK는 생각하는 것이었다. 이제동은 이미 준우승했는데 하고. 이번에는 다행히 차의 방향을 바꿀 필요가 없었다. 그냥 달렸다.
"테란 앞입니다."
DK는 눈을 떴다. 상반신을 번쩍 일으켰다. 그러나 곧 또 털썩 뒤로 기대고 쓰러져버렸다.
"아니야. 가."
"테란입니다. 손님."
조수 애가 뒤로 모을 틀어돌리고 말했다.
"가자."
DK는 여전히 눈을 감고 있었다.
"어디로 갑니까."
"글세 가."
"허 참 딱한 아저씨네."
"……."
"취했나?"
운전사가 힐끔 조수 애를 쳐다보았다.
"그런가 봐요."
"어쩌다 균형자같은 사람이 걸렸어. 모든 종족이 그를 필요로 하는거야."
운전사는 기어를 넣으며 중얼거렸다. DK는 까무룩히 잠이 들어가는 것 같은 속에서 운전사가 중얼거리는 소리를 멀리 듣고 있었다. 그리고 마음 속으로 혼자 생각하는 것이었다.―징징거리는 잡금들, 근시안적 안목으로 패치만 뜨면 까기 바쁜 겜알못들, 패치해도 욕하고 패치안해도 욕하는 커뮤니티들. 너무 많구나. 그래 난 네 말대로 아마도 스투의 균형자일지도 모른다. 정말 갈 곳을 알 수가 없다. 그런데 지금 나는 어디건 가긴 가야 한다―.
DK는 점점 더 졸려왔다. 저런 것처럼 머리의 감각이 차츰 없어져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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