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는 내가 일말쯤 됐을 때인듯 맞나
아무튼 난 일차 정기휴가를 그때 나가려고 들떠있었음
휴가 전날 웬 신병이 중대에 온 거임
같은 소대가 아니어서 그냥 인사만 했음 난 휴가가 눈앞인데 타 소대 신병따위
위메이드 연습생이었던 강 이병이었음
오 나중에 스타 얘기나 좀 하자 하고 휴가갔음
돌아오니 중대 분위기가 개 심상찮음
이거 뭔 일이 났다 싶어서 후임들한테 물어보니까 얘가 고참 감시를 피해서 대대장실로 혼자 포탈을 탔다고 함. 과연 프로 자격증을 가진 게이머다운 천재적 무빙...
그리고는 대대장한테 자기는 전차가 무섭다 전차를 못 타겠다 중대 선임들이 힘들게 하지는 않는데 분위기에 적응을 못 하겠다 말함
과연 프로 승부사의 기질. 어떻게 하면 최소한의 노력으로 상대에게 치명타를 가하는지 잘 알고 있었음
보급관은 하루종일 머리 부여잡고 있고 중대장도 중대장대로 대대장한테 한소리 듣고 이걸 어째야 하는가 난감하고
결국 대대장이 주특기 변경 신청해서 보병으로 바꿔줌. 겁나 해맑게 웃더라고
그런데 전차대대 전차소대에는 보병이 필요가 없거든. 본부소대에도 보병은 진심 필요없는 그냥 잡병이고
그래서 사단 간부들 휴가 때나 전역 후에 이용하는 휴양소 관리병으로 갔음
그리고 이후 들어오는 신병놈들마다 얘의 무용담을 듣고 딴데 가려고 자해하고, 기무부대 빽 써서 사단 본부로 가고, 고참이 괴롭힌다고 허위보고하고...
결국 중대 선임들은 하나씩 전역하는데 신병놈들은 일병을 달도록 주특기에 대해서 하나도 모르고... 난리도 아니었음
근데 웃기는 건 우리 중대가 병영 내무생활 개선 최우수부대로 선정돼서 전원이 사단장 포상휴가를 받을 정도로 선후임관계가 한창 좋을 때였는데 딴데 가겠다고 저런 짓들을 했다는 거
다른 부대는 편할 줄 알았냐? 유감! 지옥을 볼 것이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