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오랜만에 페이스북에 공식적인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제 인생에서 20대의 마지막 도전을 해 보고자 이렇게 글을 쓰게 되었는데요,
제가 한 번 뱉은 말을 바꾸는 건 정말 싫어하지만, 군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상황에서 지금이 다시 한 번 도전할 수 있는 유일한, 마지막 시기라 생각하여 이렇게 은퇴 번복을 알려드리는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지난 2월 23일, 은퇴 이후로 리그 오브 레전드도 해보고 도타2도 해봤지만,
스타2는 군단의 심장 이후로 반 년간 거의 하지 않았었습니다.
미련이 많이 남았기에 절제했던 부분도 분명 있고, 사실 의욕 또한 잃은 상태였거든요.
처음 제가 데뷔했을 당시의 목표는, 스타1 프로게이머로 아무런 업적을 이루지 못한 것이 너무 많은 후회가 되었기에, 스타2로 하여금 훌륭한 프로게이머가 되고자 함이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좀 다릅니다. 제가 지금 다시 프로게이머로 복귀할 마음을 먹게 된 계기는, 플레잉 감독으로의 보직변경 이후 이렇다 할 성적도 못 내고 팀 운영이 바쁘다는 핑계로 이런저런 노력도 하지 않은 채 선수로서는 완전히 잊혀진, 감독 이형섭이 아닌 선수 이형섭에겐 그다지 좋지 않은 상황에서 은퇴를 하게 되었었기 때문입니다. 그 당시에는 제 개인과 저희 선수들 모두에게 나은 결정이라고 생각했었지만, 사실 미련이 남고 더 잘할 수 있었다는 자책감이 늘 존재했습니다.
물론 그 결정이 후회되는 것은 아닙니다. 그로 인해 전 감독 업무에 더 집중할 수 있었고, 코칭스태프들의 전폭적인 도움으로 하여금 GSTL 2회 우승과 올해의 감독상을 수상할 수 있었으며, 결국 제가 다시 선수를 겸해도 지장이 없는, 현재 저희 팀의 밑바탕을 만드는 것에 분명 도움이 된 결정이라고 생각합니다.
아직도 팀은 더욱 발전해야 할 부분이 많지만, RTS는 최승민 코치, AOS는 권재환 코치가 항상 감사할 정도로 팀 운영을 열심히 도와주고 있고 FXO를 비롯한 후원사들 또한 저희 팀에 대한 무한한 신뢰를 보내주고 있기에, 감독의 필수적인 업무를 집중한 나머지 시간은 최대한 연습에 투자한다면, 여태까지 이루지 못했던 꿈을 다시 한 번 이룰 수 있다고 믿고 있으며, 제가 가장 양해를 구해야 마땅한, 팀원들과 최승민 코치, 권재환 코치 또한 절대적으로 믿어주고 있기에 제 20대의 마지막 도전을 조금은 가벼운 마음으로 시도해보고자 합니다.
이 결정에 대부분의 많은 감독님들과 관계자분들은, 아 형섭이 또 시작이네~ 라고 생각하시겠지만, 제가 최근에 자랑하고 다녔던, 근 한달간 열심히 몸도 만들고 규칙적인 생활을 해왔다는 것은, 물론 다른 이유도 있지만, 팀 운영과 게임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을 수 있는 체력을 기르기 위함이기도 했습니다. 물론 최우선적인 역할은 감독의 업무입니다만, 선수로서의 이형섭으로도 부끄럽지 않게 노력할 것입니다.
예선은 다음 시즌부터, 한국에서 참가할 계획입니다. 물론 이런 번복글을 올린 이후에 결국 제가 예선을 한 번도 통과하지 못하는 상황이 온다면, 그 때 이 글을 다시 본다면 허언뿐이었다고, 이렇게 각오를 글로써 길게 보여드린 것을 후회할 수도 있겠지만, 그런 후회를 남기지 않기 위해 누구보다 노력할, 제 인생 중 20대의 마지막 도전입니다. 많은 격려를 보여주시면 더욱 힘내서 열심히 하겠습니다.
그리고 제가 내일 생일인데요! 여러분께 선물을 받고자 하는 게 아니라, 내년 생일에는 꼭 제가 자신 스스로에게 멋진 선물을 줄 수 있게 꼭 한번 우승에 도전할테니, 믿어주시면 좋겠습니다.
물론 다른 이유도 있지만, 다시 한 번 프로게이머에 도전하기 위해 술도 끊었고, 체력을 위한 식습관 관리와 꾸준한 운동 또한 하고 있으니, 믿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긴 글 읽어주신 분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