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창조라는게 무에서 유를 만드는게 아니라, 이미 있는것에서 살을 덧대어서 하는 게 창조라는건, 이미 많은 디자이너들이 가지고 있는 생각이고... 사실상 이미 많은게 나온상황에서 완전 새로운걸 디자인하긴 힘들겠죠.
그래서, 스타1, 스타2에서 둘 다 나오는 공성전차 디자인은 굉장히 성공적인 디자인 중 하나로 생각하는데요.. 실제 현대의 전차와 거의 비슷한 골격을 가지고 있는 상태에서, 표면만 살짝 유선형으로 깎으면서 두께를 조금 더 두꺼운느낌으로, 각이 있는 부분이 거의 없습니다.
자동차 컨셉아트같은거 즐겨보시는 분이라면 알겠지만, 컨셉아트가 전부 유선형인것도 미래지향적인 느낌을 주기에 좋은 디자인이라는 것 때문이기도 하구요.
게다가 제가 스타1 메카닉중에서 가장 좋아했던 유닛이 골리앗인데요.. 아무래도 현대에 이족보행 로봇이 없다보니, 정말 디자인 방향을 잡기가 힘든게 이족보행 메카닉인데, C&C나 맥워리어 시리즈의 메카닉처럼 뭐 하나가 빠져보인다던가 답답해보인다던가 하는 느낌이 들지를 않아요.
뭔가 삭막한 우주전쟁에 딱 어울리는 마초적인 기계이면서도 너무 두껍지도 않고, 그렇다고 돌격유닛인데 괜히 장갑을 두텁게 발라놔서 둔해보이지도 않고.. 저그로치면 히드라리스크처럼 가감이 필요없는 딱 적절한 부피감에다가 유선형 운전석으로 테란과 프로토스의 중간다리까지 잘 놔줬죠.(테란이라고 해도 어쨌든 현대 지구보다는 발달해서 유선형의 디자인으로 미래적인 느낌을 주되, 프로토스보다는 발달이 덜 되어 보여야 하니까요. 정말 합리적인 디자인이죠)
그런데..
투견 이놈은 정말 디자인이 550년은 퇴보한것 같아요. 전부다 직각에 가까운 갑갑한 디자인에다가(세계대전당시독일전차느낌이 날 정도로), 진짜 앞에서 발로 차면 넘어질 것 같고(앞뒤가 너무 좁아요. 불안정해보이죠). 전체적인 볼륨감이 너무 부족하죠(오죽하면 자판기소리를 듣겠습니까)
골리앗의 볼륨감, 공성전차의 볼륨감, 전투순양함의 볼륨감 등... 들어갈 곳은 들어가고, 나올 곳은 나와야 그 케릭터에 입체감이 사는데, 투견은 볼륨감도 너무 부족해요..
아마 투견디자인이 맘에 안드는 많은 분들이 뭔가가 맘에 안드는데 말하고싶어도 딱 뭐가 문제인지 꼬집어말하지 못했던 것 뿐.. 블리자드의 현재까지 디자인과는 달리 일관성이 너무 부족하게 툭 튀어나온 디자인이라서 투견디자인이 욕을 많이 먹는거라고 생각되네요.
참고로 투견 외에도 이족보행 메카닉인 바이킹, 전투화염차를 보세요. 유선형 구조는 투견과 마찬가지로 좀 부족하지만, 최소한 투견처럼 키에비해 앞뒤폭이 너무 좁다거나 해서 불안정한 느낌을 주진 않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