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스틴 브로더가 문제 아닌가요.

눈팅을 하다보니 게임 디자인 문제까지 나오는 지경이 되었더군요.

사실 개인적으로는 스타2 초창기, 그러니까 오픈시즌때부터 체감하고 있던 사실입니다.

분명히 스타크래프트의 후속작을 하고있는데 미묘하게 스타크래프트를 하고 있는 것 같지가 않은 느낌?

유닛들의 디자인이나 게임의 심층에 깔려있는 기본 개념들이 전작인 브루드워의 연장선이라고 느껴지기보다는 아주 생소한, 오히려 리드 디자이너의 전작인 C&C에 더 가깝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사실 스타2 초반에 문제가 되어서 삭제되었던 여러 요소들의 사기적인 스펙(기본충격탄, 니트로, 차관업 등등)이나 충격적으로 러쉬 거리가 짧은 맵들은 스타보다는 빠른 전투와 회전을 요하는 C&C의 모습에 더 가까웠습니다. 이것을 가장 잘 나타내는 것 중에 현재까지 남아있는 것이 바로 '마나업' 이라고 보이는데요. 전작에서 마나업이 마법유닛이 유지할 수 있는 마나의 전체적인 양을 늘려주는 것이었다면 스타2에서는 나오자마자 바로 중요 기술 한 번 쓸 수 있게끔 초기 마나량을 늘려주는 것이지요. 이것부터가 브루드워와 스타2의 기본 컨셉 차이를 보여준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이것은 C&C가 아니고 어디까지나 스타크래프트의 공식 후속작입니다. 안그래도 게임 스타일이 극과 극에 있던(제가 알기로는) 게임들이었는데 그러한 두 게임의 모습을 합치려고 하다보니 여러 문제가 터져나왔죠.

결국 수정에 수정을 거듭해서 현재에 이르렀는데요.

사실 일대일은 작정하고 현행 디자인을 유지하며 손을 댄다면 어느정도 수준까지는 괜찮아질것이라 봅니다.

하지만 결국 문제는 팀플레이에서 생긴다고 봅니다.

그냥 가볍게 즐기는 사람의 입장에서 스타2의 팀플레이는 정말 더럽게 재미가 없습니다. 팀플의 재미가 무엇이냐 한다면 초보라도 단순하게 기본 유닛 많이 뽑아서 힘싸움을 즐기는 것이라고 봅니다. 그게 브루드워에서는 아주 잘 되었기에 지금도 3:3 같은 팀플 즐기는 유저분들이 많은 것이구요.

하지만 스타2의 팀플은 애초에 디자인 자체가 기본 유닛의 힘싸움보다는 조금 더 복잡한 수준의 플레이를 요구하기 때문에 브루드워 만큼의 단순함에서 오는 재미가 없다고 봅니다.

거기에 알파버전때부터 여러 유저들의 우려를 샀었던 블리자드의 전체적인 플레이 양상의 통제 문제도 있구요.

아무튼 군심에서 많은 변화가 있을 듯 한데 부디 워3 오리지널과 확장팩 사이의 변화 만큼이나 큰 변화가 있기를 바랍니다. 만약 군심에서도 이러저러한 문제가 터져나온다면 확장팩이 하나 남은 상황에서라도 리드 디자이너를 갈고 게임을 기초부터 다시 설계해야 하는 것이 개인적으로는 좋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중소기업 EA 처럼 그냥 게임 타이틀 한 번 팔아먹고 말겠다는 생각이라면 이렇게까지 생각하지 않겠지만 블리자드의 행보에서 스타크래프트2를 RTS, 이스포츠의 영원한 고전으로 만들어 보이겠다는 의지가 보이기에 이런 생각까지 하게 됩니다. 3부작으로 발매한다는 것이 어찌보면 상술로 보일 수 있겠지만 제가 보기에는 그만큼 게임의 완성도를 높여서 스타1보다 더 롱 런 할수 있는 이스포츠 종목을 만들겠다는 것으로 보였거든요.

개념글

개념글(2)

ㄴ 더불어 이로인해 빌로퍼의 부제가 느껴진다고 했었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