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 스갤에 싸질렀던 글이라 반말+비속어 이해바람...
존나 울적해서 어제 가방 하나만 들고 훌쩍 나와 이리저리 방황하다가
오늘 서해바다에서 반나절 멍하니 바다만 바라보다가
계속 정처없이 헤매다가 아무데로나 막 걷고 있었는데
갑자기 GSL 생각이 났음.
그래, 현장관람이란 걸 해보자.
주소 뒤져서 가봤더니 헐...
곰TV 스튜디오는 따로 사옥이 있는게 아니라 서울 영상고등학교 2층에 얹혀 살고 있음;
계단 올라오면 바로 조그만 복도가 나오는데 여기에 책상 하나 세워놓고 프론트 역할...; 좌측이 스튜디오고 우측은 인터뷰룸이었음.
[W.C]
[스튜디오] [복도(프론트)] [인터뷰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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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계단)
게다가 그 스튜디오도 생각보다 굉장히 작은데,
동영상으로 보기에는 그래도 제법 쾌적해 보이자나. 근데 실제로 가보면 생각보다 상당히 좁다.
중고등학교 교실이 아래 정도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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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튜디오는 아래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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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까 가로폭이 약간 더 넓고 세로폭이 조금 더 깊어.
생각보다 작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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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스1 부스3
부스2 부스4
팀 팀
응원석 응원석
해외 관중 해설진
중계진 (좌석24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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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7개 그룹들이 정말 엄청 가까이 붙어있다. 서로 다닥다닥 붙어잇는 느낌이야.
관중석에서 손들면 바로 앞 부스에서 '무슨 일인가 학생' 이럴 것 같음.
이러니 저러니해도 인터넷 방송이라 그런지 아직 온게임넷같은 방송사에는 많이 딸리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음.
해외에서 돈 좀 벌었다던데 사옥 좀 지었으면 좋겠다...
다음 차례 선수들이 등장할 때, 선수 전용 입구 이런거 없고 관중들이 들어오는 바로 그 입구로 똑같이 들어온다. 그냥 관중 뒤에서 유유히 걸어나온다...
선수대기실이라는건 있긴 있는 모양이던데 무대 뒤쪽에서 대기하다가 나온다거나 그런거 없음...
1. 시작 전
한 30분 일찍 도착했는데 관중석에 한명도 없어서 코드A라서 이런가 싶었다. (근데 나중에는 한 40~45명 정도 온 듯함. 자리가 없어서 복도에서 구경하더라)
문 앞 프론트에서 곰발바닥이 적힌 곰tv 티셔츠를 팔고 있더군;
2층 스튜디오 딱 올라오자마자 PC방 냄새가 나더라. PC방 냄새라는게 왜, 그... 되게 깔끔하고 현대적인 PC방 왔을때 나는 그 에어컨 냄새같은(?) 그런거 있잖아. 안락한 PC방에 온 느낌.
근데 여기 관중들이 나 빼고 거의 대부분 곰tv 스태프들이랑 되기 친해 보였다. 친인척들이 관중으로 왔나? 아님 자주와서 친해졌나.
더더군다나 관중들이 저희들끼리도 친분이 있는 듯 하고..
나야 애시당초 혼자 쏘다니다가 온 거라서 별 상관 없지만 그냥 보통 혼자 온 사람은 상당히 좀 그럴듯.. 인터넷에서 보이는 '친목질'의 폐해같은 느낌이랄까.
이게 동영상으로 볼때는 현장에서 보는 현장감이 뭐 대단한게 있나 싶은데 실제 현장에서 보니까 진짜 현장감은 대박이더라.
경기 시작하니까 불 다 꺼지면서 대형 화면만 빛나는데 존나 더운 여름철에 에어컨 빵빵하게 틀어주는 시원한 극장에 온 듯한 느낌임.
캐스터 목소리가 스튜디오 내부에 쩌렁쩌렁 울리는데 바로 코 앞에 있는 부스 안에서는 정말 안들릴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사운드 볼륨감 죽임.
근데 좀 웃긴데 부스가 총 4개잖아. 2개는 지금 진행하고 있는 이 코드A 중계를 하는데, 나머지 2개는 닷넷에서 중계하는 경기를 진행하더라고.
그러니까 한 스튜디오에서 침튀기며 경기 중계하는데 그 와중에 나머지 부스 2개에서는 조용히 자기들 리그 따로 진행하고 있다는 얘기..-.-
외국인 중계진이 관중석 바로 옆에 쏼라쏼라 거리긴 했는데 닷넷 스트림 중계하는게 아니라 한국 코드A 중계 동시에 하던데?
2. 황규석 vs 김동현
현장에서 직접 보니 더욱 테란에 증오심이 생겼음.
3. 송현덕 vs 한기수
전에는 몰랐는데 실제로 보니까 송현덕 한 외모 하는 것 같던데.
앞으로 스타2 미남 게이머 목록에 추가시켜놔라. 문성원보다 훨씬 낫더라.
근데...
1세트 패배, 2세트도 거의 질뻔했던 경기였잖아. 진짜 카메라에는 안 잡혔지만 한숨 풀버전으로 내가 본것만 5번은 내쉰 것 같다.
한숨 풀버전이 뭐냐면, 양볼에 공기바람 꽉 채우고 그 상태에서 푸후 내뱉으면서 완전 깊게 내쉬는 MAX한숨 있잖아.
2세트에서 포톤러쉬 실패하니까 '아 미치겠네...' 물론 카메라에는 안 잡혔음.
뭐 이 정도는 그러려니 할 수 있는데 뭐랄까 표정이 완전 후덜덜... 관중석하고 너무 가까워서 표정이 다 보이는데
그... 입 살짝 벌린 상태에서 앞에있는 상대방 매섭게 노려보고 있는 무서운 표정 있잖아. 살짝 건드리면 '뭐 이새꺄!!!' 할 것 같은 포스..
성질 좀 잇는 것 같았다... 외모가 좀 되는데 이러니까 더 성질 있어보임... 가히 스2계의 빡찬기랄까...
뭐 그래도 맘에 들었음. 근데 게임 끝나자마자 바로 사라지던데. 다른 선수들은 동료 기다리느라 그런지 몰라도 끝까지 잇던데 반면
송현덕하고 밑에 신정민은 게임 끝나자마자 어딘가로 사라져버림...
한기수도 오늘 처음 출전한 신인이라는데 송현덕에 지지않을 정도로 표정이 다양하게 변함. 카메라에는 1/10 정도만 잡혔는데
뭔가 실패하고나서 존나 후회하고 아쉬워하는 표정 변화가 상당히 많음. 가히 스2계의 버뮤다 토스급.
4. 신정민 vs 최민수
갑자기 관중석 뒤쪽이 웅성웅성 거려서 뭔가 봤더니 중후한 포스의 신정민 등장.
오늘 등장 선수 중에서 임요환 제외 인기 최고였다. 신정민 지인도 관중으로 왔던데.
아마 동영상에도 나왔으리라 생각하지만 경기 시작 전에 신정민은 존나 화이팅 해주는데 최민수는 아무것도 없어서 괜히 내가 민망...
어휴 최민수도 좀 해주지.
근데 결과는 최민수가 2판 다 이김ㅋㅋㅋ
앞에 한기수도 그렇고 오늘 신인들이 실력이 있는듯.
5. 조중혁 vs 임요환
첫경기였던 황규석이 게임 끝내고나서 집에 안가고 같은 유니폼 입은 왠 꼬마애(?)랑 팀 응원석 자리에서 노닥거리고 있더라고.
일단 같은 MVP 유니폼이니 선수인가는 했는데 설마 얘가 출전하리라고는. 난 그냥 황규석 혼자 오기 좀 그러니까 팀원 아무나 한명 데리고 온 줄 알았다.
근데 진짜 어려 보인 아이였음. 완전 꼬마애던데. 끽해야 고딩? 중딩이라고 해도 믿을듯..
헌데 이렇게 여린 아이가... 오늘 임요환 부활의 처절한 제물이 되서 상당히 불쌍했음..-.- 그렇게 못하거나 하진 않았던 것 같은데.
이녀석도 게임 시작하기 직전 관중들이 임요환은 화이팅 해주는데 이녀석 화이팅은 아무도 없어서 딱했다. 내가 용기만 있었어도 혼자 응원해줬다. 난 임빠지만.
그래도 게임 다 끝나고나서 임요환의 악수에 깜짝 놀라면서 고개 90도로 숙이면서 악수하는거 되게 훈훈하더라. 마음에 쏙 들었음.
앞으로 송현덕하고 조중혁 응원해 주기로 맘먹음.
근데 조중혁이 임요환에게 신나게 털리고 있는 중에 황규석이랑 기타 MVP 팀원으로 보이는 몇명 팀 응원석에 앉아 헤헤 거리면서 핸드폰질 하고 있던데-.-
경기 끝나니까 해맑은 웃음과 함께 가방 들쳐메는 폼이 '드디어 퇴근이다' 이런 느낌...-.-;;
다른건 다 그렇다고 치고,
처음으로 겪은 현장관람인데
임요환의 부활을 눈앞에서 목격했다는게 상당히 두근거리는 일이었음.
임요환 매너도 좋더라. 관중들 환호하니까 포즈 잡아주고 손 내미니까 악수도 다 해주고.
신정민은 힐끗 한번 쳐다보고 그냥 가던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