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자 | 만년잡금속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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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011-10-26 18:10:20 KST | 조회 | 667 |
제목 |
뒷북 정ㅋ벅ㅋ자 박지수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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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행어 '정복자', '정ㅋ벅ㅋ'을 기억하는가? 돌연 은퇴를 선언했던 박지수, 그가 돌아왔다"
스타크래프트1(이하 스타1) 프로게이머 '정복자' 박지수(22)는 그를 꾸며주는 많은 수식어를 가진 선수이자 팬들의 주목과 사랑을 받는 인기선수 중 한 명이었다.
'아레나 MSL(MBCgame Star League) 2008'에서 '리쌍' 이영호(KT)와 이제동(화승)을 내리 꺾고 우승을 차지했던 그는 2009년 3월 화승에서 KTF 매직엔스(현 KT롤스터)로 이적했고, 꾸준히 좋은 성적을 내다가 2010년 말 돌연 은퇴를 선언하며 잠적했다.
팬들은 그에 대해 무수한 소문을 만들어냈고, 한동안 커뮤니티가 '박지수 돌연 은퇴'에 대한 의혹 게시물로 가득 차기도 해 박지수 본인이 "이유는 밝힐 수 없지만 개인적인 사정이 있다" 며 "그동안 감사했고, 팬 여러분이 너그러이 이해해 주셨으면 좋겠다" 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은퇴 후에도 그를 기다리는 팬들이 꾸준히 '정ㅋ벅ㅋ'을 외치며 근황을 궁금해해 '입대설' 등이 돌기도 했으나, '정복자'는 자신이 가지 않은 길을 정복하러 다시 돌아왔다.
▲ 최근 스타크래프트2로 전향을 선언하고 oGs팀에 입단한 정복자 박지수 선수
스타크래프트2(이하 스타2) 게이머로의 전향.
그는 전향이 쉽지만은 않은 선택이었다고 한다. 10개월간의 공백을 깨고 e스포츠판에 나서기까지 손꼽을 수 없을 만큼의 밤을 지새우고 고민했다고.
'천재테란' 이윤열과 '프통령' 장민철이 있는 oGs에 새 둥지를 튼 '정복자' 박지수. 그는 왜 '잘 나가는 시절'에 은퇴한 걸까? 그리고 oGs를 소속팀으로 정한 까닭은 무엇일까?
게임조선에서 스타2 선수로 돌아온 박지수를 직접 만나봤다. 인터뷰가 '10개월만'이라며 수줍게 웃는 얼굴에서 다시 팬들을 만날 수 있다는 설렘과 약간의 긴장감을 느낄 수 있었다.
▶ 안녕하세요, 박지수 선수. 전향 후 새로이 팬들과 인사 나누시겠어요?
안녕하세요, 새로운 유니폼이 조금은 어색한 oGs 테란 박지수입니다.
지금도 많은 분이 '정복자'로 기억해 주시고 감사하네요. 제 실력보다는 솔직히 별명 덕에 얻은 명성이 크다고 생각합니다. 어떤 네티즌이 지어 준 별명인데 제 은인이나 다름없네요.
아무쪼록 스타2 선수로 다시 인사드리게 됐으니 잘 부탁합니다!
▶ 팬들이 가장 궁금해 하는 것 중 하나죠. 은퇴를 하게 된 자세한 배경을 말씀해주실 수 있나요?
솔직히 말씀드리기 어려운 부분이 있어요. 개인적인 사정이 있었거든요. 불화라고 할 건 거의 없어서 지난 팀(화승, KT) 선수들과도 원만하게 잘 지냅니다.
단지 제가 '욱!' 하는 급한 성질이 좀 있는데, 그런 성격이 경기를 할 때도 드러나고 은퇴에도 조금 얽혀 있다는 이야기는 할 수 있겠네요.
▶ 은퇴 후 행방이 묘연했는데요?
원래 입대를 하려 했지만 치아교정을 시작하는 바람에 자연스레 미뤄졌고 스타2도 접하게 됐습니다.
솔직히 전향을 할까 말까를 수 없이 고민했습니다. 다시 선수생활을 하고 싶은 마음이 크기도 했는데 '은퇴한 지가 언제라고 바로 나왔다'는 말도 들을 것 같아서 조심스러운 부분이 있었죠. 그래서 취미로만 스타2를 즐겼는데 승률 90퍼센트로 다이아리그(당시 최고리그 급) 등급에 올라 신기하면서도 자신감도 생기더군요.
▶ 이틀 만에 다이아리그라, 스타1과 비교해서 비슷하게 느껴졌기에 그런 건가요?
아뇨. 처음 해 봤을 땐 적응이 너무 안 됐어요. 생각보다 게임이 많이 달라요.
스타1 같은 경우에는 테란은 메카닉이 대세였는데 여기는 바이오닉이 잘 나가고 있고, 저그도 스타1은 공격위주인데 스타2에서는 수비형 종족이 되어 있더라고요.
그냥 '새 게임이다' 라고 생각하고 재미를 느꼈더니 성적이 잘 나온듯 싶어요. 스타1 보다 운영적 측면에서 조금 더 수월한 면이 있는 느낌도 듭니다. 스타1은 세밀한 컨트롤이 있는데 스타2는 컨트롤이 제법 굵직굵직하고 큰 교전에서 패배하면 세력이 확 줄어드는 면이 있어서 게임 한 판 당 시간이 덜 드는 것 같네요.
▲ '정복자' 박지수의 트레이드마크, '썩소신공'
▶ 전향 선언 후 주위의 반응은 어땠나요?
그저 열심히 하라고 하더군요. 별말은 없었어요. 절친한 몇몇 분들은 알고 있었을 텐데, 스타1에 관계된 지인들도 모두 부정적인 시각 없이 격려해 줬어요. 고마운 사람들이죠.
▶ 그렇군요. 혹시 주변 스타1 선수 중에서 스타2로 전향하려는 분이 있나요?
음, 전향을 생각하는 선수도 몇 명 있기는 합니다만 '스타2가 쉽냐'고 단편적으로 묻는 사람이 더 많은 것 같아요.
해체한 팀 중 친한 '모 선수'가 있는데 집에 돌아가서 스타2를 연습하고 있더라고요. 그러면서 그 친구와 스타2에 대해 많이 이야기하기도 하고... 그런데 제가 직접 해 보니까 스타1 선수가 스타2를 하게 되면 적응이 확실히 쉽기는 한데 스타일이 맞지 않으면 못할 수도 있어요. 약간의 차이점이 그런 사람들에게는 큰 문제가 될 수도 있거든요.
일반 유저분들도 종족별 유닛별 상성이나 주요 포인트를 잘 파악해야 합니다. 저는 저그전이 스타1 때보다 한 층 힘들어졌어요.
▶ '아레나 MSL 2008'에서 이제동 선수를 꺾고 우승한 박지수 선수가 저그전이 어렵다고요?
스타2의 저그는 초반에 견제하는 종족이지 당하는 종족은 아니라서요. 운영이 매끄럽게 중후반으로 흘러갈 수 있습니다. 저는 성격이 좀 급해서 초반 견제가 좀 싫더라고요. 테프전은 할 만한 것 같은데 테란은 후반으로 갈수록 운영이 힘든 면이 있어요.
▶ 처음부터 원래 종족이었던 테란을 택한 건가요?
아뇨. 프로토스가 좋다고 들어서 토스로 시작했어요. 그런데 프프전을 할 때 사람들이 올인전략만 쓰기에 그게 별로라 비교적 안정적인 테란을 선택했죠.
그런데 테란 별로 안 좋은 것 같아요. 제가 볼 때는 저그가 가장 좋아요. 일단 저그는 애벌레가 6기가 나오고 물량이 폭발적으로, 한꺼번에 터지는 점이 최고죠. 유닛 컨트롤도 저그가 편한 것 같은데, 특히 처음 봤을 때 맹독충이 신기했어요. 이건 사기에요!
맹독충은 컨트롤이 쉬우면서 위력도 강하거든요? 제가 해병을 펼치기도 전에 다 죽어버려서, 정말 골치 아픈 유닛입니다.
▶ 그럼 저그를 하시지...
에이, 아닙니다. 저그로 종족을 바꾸기에는 이미 너무 많이 흘러와버렸죠.
▶ 저그이야기를 하다 보니 KT 코치였던 스타2 게이머 임재덕 선수(IM)가 떠오르네요.
아, (임)재덕이 형이 우울해지거나 고민이 많을 때 조언도 많이 해 줬습니다. 스타2로 전향을 결심할 즈음 연락을 해 볼까, 말까 망설였는데 이미 알고 계시더라고요.
제 정체를 전부 숨기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당시 모 선수가 제 게임 스타일을 간파한 것인지 '박지수'라고 알아봐서 들켜버렸어요. 그 일 때문에 아이디를 더 만들었는데 허탕이었죠. 그 아이디들도 몽땅 간파당했어요.
본론으로 돌아가면, 재덕이 형과 전화했더니 "아무리 너라도 예선에서 떨어질 수 있으니 조심하라" 고 걱정해 주시더라고요. 개인적으로 30대에 프로게이머를 하는 것도 대단하지만 우승도 세 번 하고, 정말 부러운 선수에요. 그 열정을 닮고 싶네요.
▶ 임재덕 선수의 우승, 박지수 선수도 그를 보고 우승을 목표로 삼고 있지 않나요?
그렇죠. 코드A 진입이 당장 목표인데 솔직히 최종 목표는 우승이죠.
경기에 임할 때 방송 경험 측면에서는 걱정이 전혀 안 돼요. '특별히 떨지 않는 이상 코드S는 갈 수 있지 않을까' 하고 생각하고 있지만 항상 방심은 금물입니다. 지금도 래더 승률은 높지만 래더에서 그랜드마스터(최상위 래더리그) 1위를 찍었을 때도 전향을 고민할 정도였으니 만반의 준비를 다하고 예선에 임해야죠.
예선을 뚫은 후에는 '감을 제대로 잡는다'는 가정 하에 우승도 꿈은 아닐 거라고 확신합니다.
▲ 우선 코드A부터 뚫자... 그 다음 목표는 우승
▶ '정복자' 답게 포부가 크네요. oGs를 새 둥지로 정한 계기가 있다면?
oGs 김성곤 코치님 덕분에 입단하게 됐어요. (김)성곤이 형이 아니었으면 oGs가 아니라 어떤 팀에도 입단 결정을 하긴 어려웠을 거에요. 예전에 팀에서 같이 지낸 형이라 편하기도 하고 평소에 꿈꾸던 국외 리그도 많이 나간다기에 솔깃했죠. 외국 팬들의 호응이 아주 좋다는 소문은 익히 들었는데 팬들의 함성이 크면 클수록 선수의 실력은 배가되거든요.
숙소도 깨끗하고 특히 '화장실이 세 개'라서 만족스럽기도 해요(웃음). oGs가 제게 여러모로 가장 적합할 것 같아서 결정했습니다.
▶ oGs의 마스코트 장민철 선수가 '박지수 선수와 함께 스타2 판을 정복하겠다'고 하던데요, 혹시 라이벌이 있나요?
장민철 선수뿐만 아니라 팀원 모두가 같이 정복하면 좋죠. 그전에 좀 팀원들과 친해지고 싶어요. 제가 숙소에 온 지 3일밖에 안 돼서 아직 서먹서먹해서요.
화승이나 KT에 있던 선수들이 oGs에 몇몇 있어서 익숙하긴 하지만 여전히 조금 낯을 가려서... 방은 (장)민철이와 감독님, 코치님과 같은 방을 쓰기 때문에 그나마 방에 있는 사람들과는 조금 더 말을 많이 하네요.
그리고 라이벌은 전향한 지 얼마 안 되기도 해서 아직은 없습니다.
▶ 사실 군대문제도 조금 마음에 걸리지 않나요?
이상하게 들리실지 모르겠는데 별로 그런 건 없어요. 남자끼리 숙소 생활을 오래 해서 특별히 어렵게 느껴지지는 않아요. 전 좀 대담한 편인가 봐요(웃음).
어떤 선수들은 결승전을 앞두고 '어쩌지? 준우승하면 군대가야하나? 실패하면 어쩌나?' 등 별 생각을 다 한다고도 하는데 저는 제 인생이 실패할 거란 생각은 잘 안해요. 긍정의 힘을 믿거든요.
입대가 늦어진다고 해도 성공한 후에 입대라면 지금의 투자에 후회는 없습니다.
▶ 여자친구가 선수생활 재개를 걱정하지는 않을까요?
여자친구의 걱정이오? 안타깝게도 '여자친구' 자체가 없네요.
▶ 없다고요? 이상형이 딱히 있거나 눈이 높은 거 아닌가요?
아니에요. 여자는 외모보다는 성격이 최고죠. 전 무조건 성격을 봐요.
▶ '성격 좋은' 팬들에게 하고 싶은 말을 전해주세요.
안녕하세요, '성격 좋은' 팬 여러분.
사실 제 팬카페가 있는데 은퇴하고 나서 팬 분들이 탈퇴를 많이 하시더라고요. 저 가끔 들어가서 보는데... 가끔 상처도 받고 그렇네요. 열심히 해서 다시 저를 응원하는 사람들이 많아졌으면 좋겠어요. 예선전을 뚫기 위해 열심히 준비하고 있으니 '정복자'를 기다려주세요. 곧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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