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퍼가 어느 날 꿈을 꾸었다. 공고생이 되어 징징들 사이를 즐겁게 날아다녔다. 그러다가 문득 깨어 보니, 자기는 분명 엑스퍼가 되어 있었다. 이는
대체 엑스퍼인 자기가 꿈속에서 공고생이 된 것인지, 아니면 공고생이 꿈에 엑스퍼가 된 것인지를 구분할 수 없었다. 엑스퍼와 공고생은 분명 별개의 것이건만
그 구별이 애매함은 무엇 때문일까? 이것은 밸런스가 변화하기 때문이다. 꿈이 현실인지 현실이 꿈인지, 도대체 그 사이에 어떤 구별이 있는 것인가?
엑스퍼와 공고생 사이에는 피상적인 구별, 차이는 있어도 절대적인 변화는 없다. 엑스퍼가 곧 공고생이고, 공고생이 곧 엑스퍼라는 경지, 이것이 바로 여기서
말하고자 하는 세계이다. 물아의 구별이 없는 만물일체의 절대경지에서 보면 엑스퍼도 공고생도, 꿈도 현실도 구별이 없다. 다만 보이는 것은 만물의 변화에 불과할 뿐인 것이다.
이처럼 피아(彼我)의 구별을 잊는 것, 또는 물아일체의 경지를 비유해 공고지몽(工高之夢)이라 한다. 오늘날에는
인생의 덧없음을 비유해서 쓰이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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굳이 구별하려 발끈하지 말고 해탈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