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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하 글은 제 개인적인 소견입니다.)
안녕하세요.. 게임캐스터 전용준입니다.
솔직히 안녕하세요 라고 말씀 드리기가 쉽지 않네요..
지금은 여기 상해 시각으로 오후 7시 46분입니다. 호텔 방에 왔네요.. 정상적으로 결승전이 진행 되었다면.. 목 풀고 오늘한번 신나게 달릴 준비하고 있었겠지요.
저희는 여러분이 저희에게 내어주시는 '시간'을 가지고 먹고 삽니다. 그게 협찬이 되고 광고 판매가 돼서 돈이 되고 보람이 되고
저희가 사는 이유가 됩니다. 그 시간을 그것도 대여섯 시간이나 아무 것도 드리지 못하고 잡아 먹었으니, 이런 망극한 상황에 뭐라
사과 말씀을 드려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다들 아시는 것처럼 신한은행 프로리그 결승전은 이스포츠 1년 행사 중 가장 크고 가장 중요한 행사입니다. 너무나 과분하게도
지금까지 그 결승전을 계속 중계해온 저는 바로 오늘이 1년 중 가장 폼나는 날입니다. 정말 많은 팬들 앞에서.. '지금 부터..
시작........'을 목 터지게 외쳐야할 자랑스런 신한은행 프로리그 결승 캐스터 전용준이, 그 외침을 질러야할 행사 시간에
호텔방에 혼자있습니다. 결승전 무대 위에서만은 세상 누구도 부럽지 않고 이루고 싶은 소원 하나 없는데... 지금은 화려한 무대도
없고, 살벌한 승부도 없고, 아무 소리도 없습니다.
지금 한국 이스포츠 협회와 온게임넷이 많이 질책을 받고 있습니다. 현재 네이버 검색 순위 1위가 온게임넷이네요.. 왜 광안리를
떠났느냐? 떠났어도 왜 외국 중국으로 갔냐? 행사가 멀쩡하게 시작되었으면 지금 1경기가 벌어지고 있을 지금 이 곳 상해는 비도
안오고 바람만 조금 불 뿐인데 행사를 도대체 왜 취소한거냐? 그에 대한 제 의견을 밝히지 않겠습니다. 제 의견을드리고자 또는 그
질책에 대한 변명을 하고자 글을 남기는게 아니기 때문입니다.
취소 소식은 저희에게도 참 큰 충격이었습니다. 저희 사이에서는 높은 직위인 본부장과 국장은 하루 종일 회의한 결과가 취소였으니..
계단에 털썩 앉아 멍때리고 있죠... 밤새 수정에 재수정에 재재 수정, 재재재 수정하느라 진 다빠진 이모 작가는 울먹였는지
이영호 선수 어머님이 옆에서 결국 달래주고 계시고.. 오늘은 조연출 역할을 맡은 최모 피디는 명색이 피디가 눈물 글썽여가며 이리
뛰고 저리 뛰고..
천재 지변이라해도 외국 정부의 결정이라 해도 행사를 준비하는 사람은 제 때, 제대로 못하면 이유불문 잘못한 겁니다. 현재 출연진과
분장팀을 제외한 온게임넷 스태프들은 모두 행사장에 있습니다. 다른 모든 철수 작업 완료 확인 후 철수할 거라네요. 현장에 있는
본부장 부터 저같은 마지막 실무자까지 모두 한마음일 겁니다. 정말 송구하고 죄송합니다.
상해 결승전을 위해 선수들은 전력투구 했습니다. 정신적으로 신체적으로 무리도 했을 겁니다. 오늘 이곳 상해에서 깨든 깨지든 결판이
나야 했습니다. 하지만 너무 안타깝게도 너무도 죄송스럽게도 오늘은 안됩니다. 향후 결승전과 관련해서 시기든.. 장소든.. 어떤
결론이 나올지 알수 없습니다. 하지만 이번 시즌 결승을 위해 모든 것을 건 두 팀을 위해 그날이 언제든 어디서 벌어지든 한번더
관심과 사랑을 보내주시길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그 날, 그 곳에서 속죄하는 마음으로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죄송합니다. 사랑합니다.
상해에서 게임캐스터 전용준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