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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11-06-12 00:57:32 KST | 조회 | 19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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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주인공이 우유인 소설(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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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
테이블과 맞닿아 있는 벽에, 흰 우유의 가냘픈 곽이 부딪혔다.
"네스퀵...."
네스퀵을 올려다보는 우유는 잔뜩 겁을 먹은 모습이다.
"....싫어해도, 이젠 늦었어. 난 벌써 개봉됐는걸."
모서리의 한쪽 귀퉁이가 늠름하게 찢긴 네스퀵이, 낮게 웃으며 말했다.
훤칠한 키를 낮게 구부려, 우유곽의 움푹 들어간 부분에 대고 은밀히 속삭인다.
"벌려..."
"싫..."
흰 우유가 뒷걸음 치려 했으나, 이미 뒤는 벽으로 막혀있었다.
"스스로 열지 않으면, 강제로 해 주지!"
네스퀵이 흰 우유의 윗부분에 손을 대더니 거칠게 잡아 뜯는다.
지이익. 찢는듯한 소리가 나며 투입을 향한 길이 바로 눈 앞에 보인다.
"아... 안돼! 거기는! 반대쪽이야!"
"상관없어!"
양쪽 모서리를 잡아 눌러, 네스퀵은 흰 우유의 그곳을 열었다.
수치심으로 파르르 떨리는 200ml 종이곽. 네스퀵은 만만한 미소를 띄우며, 입구를 비집어 활짝 벌린다.
약간 비릿하지만 고소한, 우유 특유의 향이 흘러 나온다.
"킥... 아주 신선하잖아."
마치 키스하듯 천천히, 네스퀵이 흰 우유의 입구에 자신의 모서리를 맞춘다. 그리고 일시에 쏟아버리듯 자신을 투입시킨다.
'아.. 앗!!"
새하얀 액체에 짙은 갈색의 분말이 녹아, 퍼져간다.
"널 항상, 나의 색으로 물들여 주고 싶었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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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유는 텅 빈 듯 탈력해가는 몸을 억지로 욕실로 이끌었다.
팅팅 절어 조금만 잘못 건드려도 찢어질 것 같은 종이 입구를 거울 앞에서 억지로 벌렸다.
생각보다 더 처참한 모습에 우유는 그만 가슴이 덜켝 내려앉고 말았다.
비교적 저항이 심했을 반대쪽의 입구는 비정상적인 모양새로 뜯겨있었다.
억지로 몸을 숙여 안을 들여다보니 네스퀵이 남긴 검은 찌꺼기가 온통 말라붙어있었다.
우유는 입술을 짓이기듯 깨물고는 그 안으로 수도꼭지를 억지로 밀어 넣었다.
그 감각에 제 안으로 고개를 꺾고 와르륵 검은 초코가루를 쏟아 넣던 그 순간이 서늘하게 뒷통수를 친다.
몇 번이고 몸을 게워낸, 이제는 빈 우유곽이 되어버린 우유가 그대로 바닥에 엎어져 엉엉 울어댔다.
희게 씻어냈음에도 불구하고 네스퀵이 남긴 초코향이 베어 그를 놓아주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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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유는 고구마와 눈이 마주치는 순간, 종이곽을 잘게 떨었다.
잡아먹힐것 같았다. 숨이 차서 네스퀵으로 인해 틀어진 입구 틈새로 우유가 뿜어져 나올 것만 같은 기분이었다.
“말해.”
고구마의 말에 200ml의 작은 종이곽이 그대로 굳었다.
고구마는 자신의 껍질을 슬며시 떼어내며 우유에게 다가가고 있었고 우유는 그저 멍하니 쳐다볼 뿐이었다.
“너도 나를 원했잖아. 그렇지? 그런데... 네스퀵 같은 놈한테 입구를 벌리다니.... 내가 너를 너무 과신했나?”
“아, 아니야.. 아니야 그게 아니야... 나는 단지..”
“쉬- 떨지마. 너의 종이팩이 잘게 떨릴 때마다 내가 무슨 짓을 할지, 나도 모르니까.”
“네스퀵의 달콤한 말에 넘어간거야? 부드러운 분말의 속삭임이 너의 정조를 망가뜨렸나?”
“아냐, 아냐, 그런게 아냐!”
아까만 해도 차가운 갈색이던 고구마는, 열기를 받아 붉게 달아오르기 시작했다.
붉게 달아오른 고구마는 평소보다 좀 더 컸고, 그리고... 매끄러웠다.
고구마는 자신의 끝을 종이곽 입구에 갖다 대며 말했다.
“너에게 들어가기에는 내가 너무 클지도 몰라....”
“아, 아파! 아파!”
“조금만 참아. 너도 곧 알게 될 걸. 우유에는 고구마가 제일이라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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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리서 우유를 희롱하는 고구마를 바라보는 두유의 눈에서는 핏발이 섰다.
“감히! 감히!”
전부터 고구마가 우유에 관심을 갖는 걸 알고 일부러 네스퀵에게 다가가 우유와 섞일 수 있도록 기회를 마련했는데
우유와 네스퀵이 섞인 후라면 고구마도 우유를 포기할 줄 알았는데 오산이었다.
“우유만 고구마랑 어울리는게 아니야! 나도 고구마랑 어울린단 말이다.”
두유는 고구마를 우유에게서 뺏어 오리라 다짐하고 또 다짐했다.
“고구마, 당신이 어쩌면 이럴 수 있죠?”
냉랭한 두유의 목소리에 불타오르던 고구마의 몸이 순식간에 식어버렸다.
그랬다. 지난 밤, 고구마는 두유와 들어가서는 안 될 전자레인지에 함께 들어가 뜨겁게 달아올랐던 것이다.
“당신과 함께 누웠던 접시의 온기가 아직 식지도 않았는데!”
두유의 절규가 공기를 찢었다.
“고구마, 이게 무슨 말이지?”
찢어진 입구를 추스르며 우유가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다.
“두유의 저 말이 사실이야?”
“너도 떳떳할 것 없잖아! 네스퀵과... 억!”
네스퀵의 이름을 입에 올리는 순간 우유가 고구마의 뺨을 쳤다.
고구마의 입에서 노란 호박살 한줌이 툭 떨어졌다.
“무슨 짓이야!”
고구마가 망연자실해 바닥에 주저앉아 있자 두유가 우유를 넘어뜨리곤 열기 쉽게 느슨해져있는 입구에 빨대를 밀어 넣었다.
“두유! 너 까짓게!”
우유가 격하게 소리쳤지만, 그의 몸은 어느새 흐물거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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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대x요구르트 단편
지익- 빨대를 덮고 있던 한 장의 비닐이 거칠게 찢겨 내려졌다.
“빠.. 빨대! 이..이러지마.”
요구르트는 힘껏 굴러서 도망가려 했지만 이미 냉장고속 계란보관함에 갖혀진터라 움직일 수 없었다.
“후... 좋은 말로 할때.. 가만히 있어. 그렇게 빙글빙글 돌면 너... 정말 크게 상처나.”
날카롭게 오른 그의 끝은 금방이라도 요구르트의 그곳을 향해 맹렬히 뚫고 들어올 기세로 번득였다.
“요구르트... 넌.. 영원히 내거야. 감히 가위새끼에게 너의 뒤를 내어줄 수 없지. 너와 난 이제 하나야.”
그 한마디의 속삭임이 끝나기도 전에 길고 딱딱한 빨대가 요구르트의 처음을 맛보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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