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통령' 장민철(oGs)이 영광스러운 프로토스 첫 우승을 일궈냈다.
장민철은 18일 소니에릭슨 스타크래프트2 오픈 시즌3 결승전에서 박서용(TSL)을 4:1로 격파하며 우승을 차지했다. 장민철은 다양한 스타일의 플레이를 선보이면서 프로토스의 강력함을 재발견하는 기염을 토했고, 우승 상금 1억원의 주인공이 됐다.
다음은 장민철과의 일문일답.
- 우승을 차지한 소감이 어떤가?
▲ 우승을 차지했을 때 기분이 너무 좋았다. 트로피를 보니까 실감이 났다(웃음).
- 특유의 자신감의 원천은 무엇인가?
▲ 연습 때 많이 이기니까 자신감이 나오는 것 같다. 연습 때 많이 지다 보면 자신감이 많이 사라지기도 한다.
- 다음 시즌까지 어떻게 준비를 할 것인가?
▲ 대회 일정이 아직은 남아 있다. 여러 가지 대회에 초청이 된 상태이기 때문에 계속 연습을 하면서 보낼 것이다.
- 종목 전향 선수 중 처음으로 우승한 소감은 어떤가?
▲ 전 소속팀에 있는 형들이 배가 많이 아플 것 같다. 올바른 선택을 했다고 생각한다.
- 프로토스 선수들 중 처음으로 우승을 차지했는데.
▲ 프로토스 유저들이 많이 '징징'대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하지만 유닛 활용을 잘하면 강력함이 배가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줘서 기쁘다. 아직 보여드리지 못한 전략이 10개가 넘는다. 다음 시즌에 더 재미있는 빌드를 보여드리겠다.
- 2세트에서 차원분광기를 적극 활용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 2세트는 연습과는 아주 다른 경기가 됐다. 차원분광기라는 유닛이 해병, 불곰, 의료선을 상대로는 좋지 않다. 하지만 공성전차 위주의 병력에는 매우 좋다. 메카닉 위주의 테란 플레이는 차원분광기 플레이에 취약하다. 다른 프로토스 선수들이 경기를 하는 것을 보면 테란전에 대한 이해도가 아직은 낮은 것 같다. 나 만의 노하우를 알려드릴 수는 없고, 다른 선수들도 눈치가 조금 더 생기면 더 잘하실 것으로 믿는다.
- 4세트에서 전진 관문러시를 성공시켰는데.
▲ 전진 관문은 컨트롤에 자신이 있기 때문에 시도한 것이다. 테란이 저그에게 치즈러시가 강력하다는 것은 인정한다. 하지만 프로토스는 추적자로 어렵지 않게 막을 수 있다. 오늘은 치즈러시를 해주면 감사하다고 생각했다. 4세트 전진 관문은 자신감의 표출이었다.
- 오늘 세리모니가 조금 약했던 것 같다.
▲ 세리모니를 하기에 힘든 환경이었다. 부스가 앞으로 이동하는 시스템이었기 때문이었고, 카메라 타이밍도 잘 모르겠더라(웃음). 시작할 때 카메라 감독님께 교섭을 했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해 아쉽다. 앞으로는 카메라 감독님들과 친해져야겠다.
- 스타크래프트. 스타크래프트2 프로게이머 생활에 차이점이 있나?
▲ 크게 다른 점은 없는 것 같다. 다만, 연습을 많이 하면서 '프로게이머 출신'이 연습도 잘 도와줄 수 있고 게임도 잘 이해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 스타크래프트 현역에서 스타크래프트2로 첫 전향한 선수였는데, 시즌1-시즌2에서는 저조한 성적을 거두기도 했다.
▲ 시즌1 때는 전향 발표 직후 참가했기 때문에 이해도가 낮았다. 예선을 뚫은 것 자체가 기적이다. 시즌2에서는 실력을 키웠기 때문에 자신감이 있었지만 임재덕 선수라는 거물을 만나서 탈락한 것이었다. 시즌2 패배를 밑거름으로 성장했다고 생각한다. 이번 결승전에서 임재덕 선수와 맞붙고 싶었는데 아쉽다.
- 2011년 정규시즌에 어느 정도의 성적을 기대하고 있나?
▲ 국내를 넘어 세계 리그에서 참여해서 월드 챔피언이 되는 것이 목표다. 다음 시즌 첫 코드S의 목표는 결승전이다. 연속 결승전 진출이라는 기록을 세우고 싶다. 모든 대회에서 방심하지 않고 계속 좋은 성적을 거두고 싶다.
- 스타1에서 스타2로 전향했는데, 후회했던 적은 없는지 궁금하다.
▲ 스타크래프트 같은 경우는 1.5군, 2군 선수들에게 지원이 열악하다. 스타크래프트2는 상금 자체도 규모가 크고, 1개월 단위로 리그가 있다. 매달 16강에만 들어도 스타크래프트 1군 선수들 정도의 연봉을 벌 수 있다. 스타크래프트 때처럼 같이 생활하는 동료가 없어서 초반에는 힘들었는데, 곧바로 oGs에 입단하면서 괜찮아졌다. 전향을 참 잘했다고 생각한다.
- 어떤 선수들이 연습을 도와줬는가?
▲ 최연식 선수가 정말 많이 도와줬다. 상대 선수를 정확하게 분석하면서 많은 정보를 줬다. 그리고 (김)유종이 형이 이번 시즌 32강에서 나에게 패배했는데, 나를 우승시키기 위해 정말 열심히 도와줬다. 연습 상대의 숫자보다는 좋은 연습 상대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 안티 팬들이 많이 사라진 느낌이다.
▲ 안티 팬도 팬이다. 무관심보다는 훨씬 낫다. 스타크래프트 때 생긴 불명예스러운 별명마저도 나는 좋았다. 지금 잘나가는 스타크래프트 프로토스들 중에서도 별명이 없는 선수들이 있다. 하지만 나는 졌음에도 별명이 생겼다. 스타크래프트 때 자신감이 있었는데, 방송에서 보여줄 기회가 많지 않았다. 하지만 스타크래프트2에서는 다르다. 프로레슬러와 같이 뭔가를 계속 보여줄 수 있는 선수가 되고 싶다. 아직 안티팬이 상당히 있지만 모두 좋게 생각한다(웃음).
- 앞으로 어떤 선수가 되고 싶은가?
▲ 기억에 남는 프로게이머가 되고 싶다. 길거리에 지나가면 나를 알아보고 사인을 요청하는 그런 것이 너무 좋다. 그렇게 되고 싶다. 우승을 했다고 해도 많은 사람들이 나를 알아보고 그러지 않을 것으로 생각한다. 앞으로 게임도 잘하고 게임 외적인 세리모니 등으로 나에게 빠져들게 만들고 싶은 욕심이 있다.
- 우승 상금은 어떻게 사용할 것인가?
▲ 계획은 짜 놓은 상태였다. 1,000만원 정도는 팀을 위해서 쓰겠다. 그리고 1,000만원을 나를 위해 쓰고 나머지 돈은 모두 어머니께 드리겠다.
- 더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 이렇게 우승을 하게 되어서 너무 기쁘다. 나를 응원하신 분들도 많지만, 박서용 선수를 응원하시는 분들도 많았을 것이다. 테란 팬들이 너무 실망하지 않으시길 바란다. 테란이 곧 치고 올라올 것으로 믿는다. 테란 선수들의 분발을 기대한다(웃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