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그가 게임에서 항상 주도권을 빼앗길 수 밖에 없게 만드는 결정적 역할을 하는게 바로 프로토스와 테란의 심시티인 것 같아요. 테란이나 프로토스가 저그를 상대로 자신이 테크를 포기하면서 보병유닛으로 승부를 보려고 하면 저그는 그에 맞추어 똑같이 테크를 포기하고 보병유닛을 맞춰 뽑아줄 수 밖에 없어요. 그렇지 않으면 유닛싸움에서 지고 바로 게임포기해야하죠. 프로토스가 2관문 광전사 푸쉬를 하면서 '광전사 잃어도 일벌레 잡아주고 테크 늦추면 된다'는 마인드로 할 수 있는게, 광전사로 일벌레좀 줄여주고 성큰, 병력생산 강요해놓고 광전사를 다 잃어도 심시티로 안정적인 수비를 해낼 수 있기 때문입니다. 2관문 증폭 걸어주면서 광전사 다 뽑아 데려가 일꾼 줄여주고 죽고 나면 '헉 이제 큰일났다. 저그의 몰아치는 저글링을 어떻게 막지?' 가 아니라 입구 좁혀놓고 질럿 한기와 파수기 세워두면 끝이란 말입니다. 테란도 사신 잃어가면서도 견제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고요. 저그는 이때문에 러쉬 막은 후 병력 한타임 뽑아 확 몰아칠 수도 없고 울며 겨자먹기로 다시 일벌레 뽑아가며 상대에 맞춰가야합니다. 때문에 항상 상대에게 끌려갈 수 밖에 없죠. 뭐 저그도 상대 푸쉬 막으며 본진자원으로 테크 올리는 방법이 있긴 합니다만,,, 고급유닛이 상대적으로 성능이 안좋기 때문에 멀티를 먹지 않고서는 힘든건 당연하고요.
또 거꾸로 초반부터 저그가 자신의 테크를 포기하고 보병유닛으로 승부를 보려한다고 칩시다. 이 경우에 테란이나 프로토스가 움찔해서 자신들의 테크를 포기하고 맞 보병유닛으로 승부를 볼까요? 아닙니다. 그들은 심시티로 소수의 병력으로 수비할 수 있기 때문에, 최소한의 병력으로 수비를 하면서 무난하게 테크를 올립니다. 저그는 못하는 것을 프로토스와 테란은 할 수 있죠. 한가지 맹덕 올인이 있지만 이건 말 그대로 올인인데다가 요즘은 막는 방법도 보편화되서 잘 통하지도 않고...
반대로 저그가 수비를 하기 위해 심시티를 한다해도, 오히려 저그에게 악재가 되죠. 유닛 한기 통과할 수 있는 통로 만들어봤자 상대적으로 보병이 약한 저그는 자신의 약점만 증가시키는 꼴이 되고, 건물로 역장을 쳐주는 꼴이죠.
유닛 자체의 설계도 문제가 있습니다만 더 근본적으로 이 심시티를 어떻게 해결을 해줘야 저그 숨통이 좀 트일거라 생각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