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인간은 너무나도 자연스럽게 자신을 `지적생명체`라고 생각합니다.
여기서 `지적`이라는 말은 한마디로 똑똑하다는 것을 뜻하는데요,
우리는 생물의 계통도를 그릴때 가장 밑에는 미생물, 단세포 생물 등을 그리며,
그 위에는 곤충, 파충류, 조류 등을 그리며, 가장 위에는 우리 인간을 비롯한 영장류를 집어넣는다.
왜냐하면 인간이 다른 생명체에 비해 고등하다고 여기기 때문이다.
전 이러한 인식이 아주 잘못된 것이라고 봅니다.
단지 지능만으로 생물의 순위를 매겨야 하는 이유는 아무것도 없거든요.
왜 하필 지능인가요? 여러분도 진화의 절정이 지능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시력, 속도, 청각, 힘, 번식력, 비행능력, 후각 등을 제쳐두고 단지 지능만으로 생물의 순위를 판단하나요?
이것이야말로 인간의 오만이 아닐 수 없습니다.
인간에게 지능이 있기 때문에 지구상에서 가장 성공한 종으로 판단하는건 자기 합리화에 지나지 않죠.
지금 우리 눈에 보이는 모든 생물종들은 수십억년의 생존 시험을 거쳐서 지금까지 존재하고 있는 것입니다.
따라서 모든 종은 성공한 종이며, 단지 그 나름의 생존 방식으로 살아왔을 뿐입니다.
또한 멍청하지도 않아요. 각자의 생존에 필요한 만큼의 `생존지능`만을 발달시켜 왔을 뿐이죠.
만약 그들이 정말로 멍청했다면 벌써 오래전에 멸종되었을 겁니다.
혹자는 이렇게 반문할 지도 모릅니다.
지구상에서 학습이 가능하며, 생각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무엇보다도 추상적 사고가 가능한 종은 오직 인간뿐이라고.
물론 맞는 말입니다. 우주선을 쏘아올리고, 자기 자신의 존재에 대해 고민할 수 있는 종은 지구에서 인간밖에 없죠.
하지만 우주선을 쏘아올릴 수 있다고 해서 다른 종들보다 우월하다고 주장할만한 근거는 무엇인가요?
생명체의 존재 목적은 생존과 번식이지 지능이 아닙니다.
다시 한 번 적지만 생명체의 존재 목적은 생존과 번식이지 지능이 아니예요.
만약 지능이 정말로 우월한 종으로 가는 척도라면 왜 인간을 제외한 다른 종들은 지능을 발달시키지 않았을까요?
지금까지 지구상에 존재했었거나 존재하고 있는 생물종의 수는 약 500억종이라고 추정됩니다.
추정치마다 차이가 있기는 하지만 아주 많은 수인 것만은 분명해요.
이렇게 많은 생물종들중에 지능을 가진 종은 오직 하나, 인간뿐입니다. 500억분의 1의 확률이네요.
자, 지능이 있는 종이 이렇게 드문 이유는 지능이 생명체의 생존에 도움이 되지 않기 때문이라고 생각해 봅시다.
비행능력이나 이동속도같은 능력을 특화시킨 생물들은 많아요. 생존에 직접적으로 도움이 되는 능력이니까요.
반면 지능을 발달시킨 종은 오직 인간밖에 없으며 그것이 과연 생존에 도움이 되는 것인지는 확신할 수 없어요.
만약 지구상에 있는 모든 핵무기를 터뜨린다면 아마 인간은 살아남지 못할 것입니다.
또한 지구온난화 역시 인간의 문명이 야기한 결과이죠.
물론 인간은 지능 덕분에 다른 모든 생물들위에 군림하고 있으며 지구 전체의 환경까지 좌지우지하고 있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 보면 인간의 지능이 생물의 생존에 도움이 된다고는 확실히 말할 수 없습니다.
다시말해 인간을 제외한 다른 생명체는 구태여 지능 발달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고 있는 것입니다.
생명체의 목적은 생존이지 지능이 아닙니다. 500억분의 1이란 확률이 의미하는 바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지능이 진화의 자연스러운 결과에 의해 발달되는 것이 아니라,
단지 몇번의 돌연변이와 우연에 의해 발달되어졌을 가능성을 의미하는 것은 아닐까요?
이 500억분의 1이라는 확률이 의미하는 바는 두가지중 하나라고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지능이 진화의 결과물이기는 하지만 그 발생확률은 극히 낮다는 것을 의미하거나,
아니면 지능은 순전히 우연히 등장한 것이며 진화와는 거리가 멀다는 것입니다.
만약 이 확률이 외계 생명체에도 그대로 적용되어 질 수 있다면 또다른 지적생명체가 등장할 확률은 얼마나 될까요?
500억분의 499억9999만9999 종이 생존에 쓸모없다고 여긴 지능을 고도로 발전시킨 지적생명체 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