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지구에서의 고등 생명체 탄생 과정에 있어 달의 역할이 아주 중요하다는 사실이 밝혀졌습니다.
달의 질량은 지구의 1/81에 이를만큼 거대합니다. 목성과 토성, 화성 등 다른 행성의 위성들의 질량이
그 모행성의 질량과 비교해 띠끌에 지나지 않는다는 점을 감안하면 아주 이례적인 일이죠.
그렇다면 지구의 고등 생명체에게 달이 왜 중요한가? 달의 가장 중요한 역할은 지구의 자전축을 안정화시키는 것입니다.
지구는 23.5도 기울어진 채로 태양 주위를 공전하고 있으며 이로인해 계절변화가 생기는데,
이러한 자전축은 미세한 변화라 할지라도 행성의 기후에 극단적인 영향을 초래할 수 있어요.
지구의 자전축은 약 4만 1천년을 주기로 약 1.5도 정도씩 진동하고,
이것은 미세한 변화지만 수백만년에 걸쳐 지구가 주기적으로 경험했던 빙하기와도 관련이 있음이 밝혀졌습니다.
다시말해 달의 거대한 질량이 지구의 자전축이 극단적인 형태로 치닫는 것을 바로 잡아준다는 것이죠.
만약 지구에 달이 없었다면 자전축은 지금보다 훨씬 극단적으로 요동치게 되어 심각한 기후변화가 초래됐겠죠.
그런 환경에서는 단세포 형태의 단순한 생명체는 살 수 있을지 몰라도 고등 생명체는 살아남기 힘듭니다.
화성의 자전축의 기울기는 25도이고 10만년을 주기로 15-35도 사이에서 진동하는데,
시간 척도를 늘려 잡으면 거의 60도에 이를만큼 자전축이 요동쳤다고 합니다.
그리고 화성에는 달과 같은 위성이 없어요. 두 위성 포보스와 데이모스는 단순한 바위덩어리 위성이기 때문에
화성의 자전축을 안정화시켜주지 못합니다.
만약 지구에 달이 없었다면 기후의 극단적인 변화로 인해 생물들은 짧은 주기로 진화-멸종을 반복했을 것이며
특히 다세포 고등 생명체들은 살아남을 수 없었겠죠.
그렇다면 달은 어떻게 생성된 것일까?! 현재 달의 생성 이론 가운데 가장 유력한 것은~
초기 지구와 화성 질량 정도의 물체가 서로 충돌해서 달이 형성되었다는 충돌설입니다.
태양계 초기에는 이런 충돌이 드문 일이 아니었다는 점과 지구 자전축이 기울어 있다는 점 등 많은 근거가 있으며 특히 달의 거대 질량을 설명할 수 있는 유일한 이론입니다. 만약 충돌이 지구 생성 훨씬 초기에 일어났다면
충돌시 공중으로 날아오른 파편들은 그대로 우주 공간속으로 날아가버렸을 것이며,
그보다 훨씬 이후에 일어났다면 지구의 중력에 의해 지금처럼 큰 달을 형성하기는 어려웠겠죠.
다시 말해 이러한 충돌이 `아주 적절한 시점`에 일어났기 때문에 지금의 달이 형성될 수 있었다는 것입니다.
결론은 지구의 고등생명체 번성에 있어서 달의 역할이 필수적이라는 것,
그리고 달은 지구 생성 초기 격변적 충돌이 아주 적절한 시기에 일어난 덕분에 만들어질 수 있었다는 것입니다.
이런 지구의 예에서와 같이 고등생명체의 번성에 거대 위성이 반드시 필요하다면,
과연 지구-달과 유사한 형태의 이중 행성이 우주에 과연 얼마나 있을 것인가?
우주과학자들에게 지구의 달은 아주 예외적인 경우라고 여겨지고 있죠. 아주아주 예외적인 경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