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는 04년 프로리그 1라운드 결승전. 당시엔 그야말로 무적으로 군림하던
SKT T1과 상대 전력에서 절대적 약세로 평가받던
한빛 스타즈(現
웅진 스타즈)가 광안리에서 마지막 한 판을 벌이기 위해 올라와 있었다.
여담이지만 지금도
KESPA가 사골처럼 우려먹는
광안리 10만 조작신화도 이 때 만들어진 것이다.
으레 그렇듯, 경기 전
전용준 캐스터의 인터뷰
를 가장한 도발 시간이 돌아왔다. 페넌트레이스 2위로 결승에 올라온
SKT T1의 감독
주훈에게 마이크가 먼저 돌아갔다.
이런저런 이야기가 오가던 중에
전용준의 질문이 하나가 모든 전설의 시작이었다.
"도대체 부진에 빠진 김현진 선수를 왜 마지막인 7세트에 배치하셨나요."
"
김현진 선수는 제노스카이를 가장 잘 이해한 선수입니다.
4:2로 6차전에 끝내버릴 생각입니다."
물론 원래의 뜻은 맵을 제일 잘 아는
김현진을 7세트에 배치했을 뿐이다. 라는 뜻으로 이야기한 것이지만 당시 상황과 맞물려 이 발언은
부진한 김현진을 일부러 7세트로 빼고 이기겠다라는 뜻으로 해석되버리고 만 것이다(.....)
10만 관중 앞에서 한 큐에 까인 당시
T1선수, 현
eSTRO 감독인 김 감독의 마음을 잠시 헤아려보자(......)
그러나 더욱 놀라운 것은, 이 결승전이 3:3으로 끝까지 가는 접전(!!)이 되었다는 점이고 하필이면
김현진 감독이
에이스의 역할을 맡고 말았던 것이다. 이 무슨 운명의 장난인가!!
제노스카이를 제일 잘 이해하고 있다는
김현진을 믿고
울며 겨자먹기로내보낸
SKT T1. 상대는
미스터 벙커링 나도현이었다. 초중반엔 정말 잘 이해하고 있다는게 눈에 드러날 만큼 경기가 수월하게 진행되었다. 하지만 중후반으로 넘어가면서 본진간의 지상 거리가 먼 특성상 공중유닛 싸움으로 번지고, 두 선수 모두 주력을 클로킹
레이스로 삼으면서 결국 경기는 한 타 싸움으로 갈리게 되었다.
그리고 운명의 시간, 맞부딪힌 두 선수의 레이스들이 치열하게 싸움을 벌이려는 그 찰나의 순간.
김현진 감독 인생에서 가장 기억하기 싫을 실수가 나오고 말았다. 그 순간에
나도현보다
스캔이 늦고 만 것이다.
물러설수도 없던 그 순간,
나도현의 레이스가
김현진의 레이스를 소멸시키고 한빛스타즈는 정말 프로리그 역사상 가장 기적같은 우승을 차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