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자 | 아쿠 (210.119.xxx.154)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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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010-05-25 23:09:57 KST | 조회 | 196 |
제목 |
토르의 역할에 대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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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플엑을 눈팅하고 있는 잉여 유동닉입니다. 첫 글로 밸런스에 관한 뻘글을 하나 써 보고자 합니다. 댓글 다실 땐 먼저 글을 끝까지 읽을 것을 부탁드립니다.
스타2 베타가 시작되기 전 동영상 등을 통해 위용을 자랑하던 토르가 막상 베타가 시작되고 보니 잉여였지요. 베타가 시작되고 나서부터 개발자들이 토르의 역할을 제대로 찾아주기 위해 아등바등하고 있는 것을 생각하면 정말 안타깝습니다.
http://us.blizzard.com/en-us/community/blizzcast/archive/episode6.html#i2
http://gameinformer.com/b/features/archive/2010/04/08/an-extensive-interview-with-starcraft-ii-design-director.aspx
http://sc2pod.com/trackers/blue/starcraft-2/?id=209#569
이러한 글을 찾아보면 원래 토르의 목적은 덩치 크고 튼튼하여 적의 강력한 방어선을 뚫고 진격함으로서 뒤에 해병처럼 화력은 좋지만 허약한 병력이 달려들 기회를 제공하는 것임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런데 스타크래프트 1에선 적군의 방어선을 파괴하는 역할은 사정거리가 긴 공성 전차가 잘 했지요. 공성 전차가 상향되기 이전인 베타 초의 성능을 보더라도 적의 방어선을 파괴하는 역할에 한해 토르보다는 우월했습니다. 그나마 공성 전차로 파괴할 수 없는 방어선은 상대의 공성 전차밖에 없는데, 그렇다고 해서 토르로 다수의 공성 전차를 뚫을 수 있는 것도 아닙니다. (사실 뚫을 수 있다면 상대 테란의 입장에서는 배틀크루저의 야마토 포 외에는 막을 길이 없었겠지요. 따라서 유닛 상성은 토르 < 배틀크루저 < 바이킹 < 탱크 < 토르 가 되지 않았을까요?)
14번의 패치가 지난 지금, 개발자들은 골머리를 앓다가 결국 토르의 지상전 능력을 상향하는 대신 다수의 경장갑 공중 유닛을 잘 잡을 수 있게 변경했습니다. 결국 다른 유닛들을 상대방의 게릴라 공중 병력으로부터 보호한다는, 스타크래프트 1의 골리앗이 생각나게 하는 역할을 맡았습니다. 비록 개발자들이 많은 테스트를 통해 결정한 것이겠지만, 토르가 본래 가지고 있던 위엄이 다소 축소된 것 같아 아쉽습니다.
그렇다면 토르의 본래 목적이었던 지상전 공성과 탱킹, 이를 어떻게 잘 살리는 법은 없을까요? 스타 1에서 이러한 역할을 맡았던 대표적인 유닛으로는 울트라리스크(비록 2에 와서 잉여가 되었지만)가 있습니다. 비록 스타 2에 비해 범위 공격력도 없고 체력도 다소 낮았지만, 스타 1 저그의 데미지 딜러였던 저글링이 상대에게 붙는 동안 공격을 흡수할 수 있는 체력, 공성 전차와 고위 기사의 강력한 범위 공격으로부터 저글링을 보호할 수 있는 덩치, 그리고 거의 모든 종류의 원거리 공격을 무력화하는 디파일러의 다크 스웜이 있었기에 울트라리스크는 그 위용을 떨칠 수 있었습니다. (사실 디파일러의 재발견이 있고 나서야 비로소 울트라리스크가 인기를 얻을 수 있었지요. 다크 스웜 없이는 스타 1에서도 쉽게 죽어버리곤 했습니다.)
그런데 스타크래프트 2에 와서 어떤 개발자가 코카인을 너무 많이 복용했는지 “우리도 변신로봇 건담 만들자!” 하여 바이킹과 토르가 등장하게 되었습니다. 그나마 바이킹은 강력한 성능과 타 유닛과 겹치지 않는 입지 덕에 지금 테란에게 있어서 거의 필수적인 유닛으로 자리 잡았지만, 토르는 다음의 두 가지 문제를 안고 잉여로 전락해 버렸습니다:
1. 울트라리스크의 탱킹을 가능하게 해 준 다크 스웜이 없습니다. 비록 국지 요격기가 있다고 하지만, 다크 스웜의 성능에 비교할 수는 없습니다.
2. 덩치가 크고 느린 원거리 유닛입니다. 스타 1에서, 크기가 더 큼에도 불구하고 울트라리스크가 왜 길 찾기 AI에 관해 용기병(드라군)보다 욕을 덜 먹었는지 아십니까? 저는 사거리 업그레이드를 안 했을 시 용기병의 사거리가 매우 짧았고, 이동 속도 업그레이드를 한 울트라리스크가 더 빨랐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충돌 크기가 작고 이동 속도가 빠르면 적군을 공격하기 위해 진영을 상대적으로 빨리 잡을 수 있습니다. 진영의 중요함의 증거로, 스타크래프트 1에서 100마리 이상의 노업 히드라리스크와 노업 용기병을 동 인구수가 아닌 동수로 맞추어 놓고 컨트롤 없이 싸울 시, 쉽게 밀집하는 히드라리스크가 이깁니다. 또한 울트라리스크는 빠른 근거리 유닛이기 때문에 순식간에 상대에게 달라붙을 수 있고, 좁은 길목에서 나올 때 맨 앞의 유닛이 싸우려고 멈추어 버리지 않습니다. 이에 비해 토르는 자리를 잡기 위해 드는 시간이 오래 걸리므로, 사용하다 보면 자연히 ‘자체 역장’과 같은 욕설이 나오게 됩니다.
베타 기간 동안의 여러 패치로 인해 충돌 크기가 줄고 이동 속도도 썩 나쁘지 않게 되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긴 글 요약하자면, 결국 토르는 원래의 목적을 수행하기 힘든 유닛이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렇다고 해서 자잘한 상향을 통해 원 목적에 맞는 유닛을 만들었다면 타 종족전에서 지나치게 강해졌겠지요. 또한 불멸자와 울트라리스크의 탱킹 및 방어선 뚫기의 역할과 겹치므로, 눈보라 사의 “모든 유닛을 독특하고 다양하게 만든다”라는 원칙에 어긋났을 것입니다. 개인적으로는 변신 로봇이라는 착상에 지나치게 집착하다 보니 이렇게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마치 현실에서 건담을 만들더라도 가격 대 성능이 현대 기갑 부대에 비해 압도적으로 밀릴 것이 뻔한 것처럼 말이죠.
혹시 여러분은 토르의 본 역할을 살릴 필요가 있다고 생각하시나요? 어떻게 상향을 하면 밸런스를 유지하면서 토르가 제자리를 찾을 수 있을까요? 아니면 지금의 (다소 어정쩡하다고 생각되는) 역할에 만족하시나요?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시간이 나면 울트라리스크나 공성 전차에 대한 입스타 뻘글도 올려 볼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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