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뜨거운 감자가 되고 있는 공성전차만을 놓고 보자면, 사실 전차가 수치적으로 버프받은 건 체력 +10 뿐입니다. 데미지는 똑같은데 방사피해 하나가 조절됨으로써 이런 사태가 나올줄은 블리자드 개발진들의 계산에 없었던 듯.
현재 프로토스 지상군이 테란 지상군에게 느끼는 불합리는 '역할분담' 에 큰 원인이 있지 않나 생각이 듭니다.
테란의 경우 소수광전사+추적자는 전차로, 불멸자는 해병+소수불곰으로 씹어먹는 '역할분담' 이 딱 되어있는 상태인데 프로토스는 몸빵이 되어줘야 할 광전사부터 녹기 시작해서 사거리 짧은 불멸자가 앞으로 나서다가 바이오닉에, 추적자나 소수 거신은 전차에 털리는 상황이 자주 연출되므로 '역할분담' 이 맞질 않죠.
이게 전차 스플래쉬범위가 기묘하게 조절되있던 시기엔 광전사가 녹으면서 해병불곰이 같이 녹아줬기 때문에 불멸자가 포화를 견디면서 전차를 추적자와 함께 정리하는 상황이 나왔던 것인데, 스플범위가 상대를 중심으로 방사형태로 제대로 잡히면서 광전사 다수가 포격을 입은 상태에서 해병불곰에 먼저 정리되버리는 상황으로 변질된 거랄까요.
어쨌건 프로토스 입장에선 불멸자가 제대로 전차 포격을 견뎌주면서 앞으로 나서려면 정말 다수의 불멸자를 준비하거나, 시간을 벌면서 고위기사를 확보해서 바이오닉 수를 줄이거나, 불사조를 확보해서 전차를 일정시간 무력화시키거나, 사업 거신을 활용하거나... 등, 어쨌건 비싼 조합으로 가야 한다는 결론이 나오고, 이를 위해 시간을 벌어주던 것이 공허포격기인데, 이번에 너프되면서 그 연계효과로 지상싸움이 더 힘들어진게 체감되서 전차 사기론이 자연히 고개를 들게 된거겠죠.
근데 전차너프에 대한 글은 참 많이 나오는데, 그 대안을 이야기해주시는 분들은 워낙 없어요.
타 종족유저들의 불평이든 심한 징징글이든 경중을 따지지 않고 전차를 다시 너프하자는 이야긴 사실 테란유저들에게 옛날 프로토스 지상군에게 압살당하던 그 시절로 돌아가란 소리밖에 안 되거든요.
때문에 발끈하면 또 불거지는 쉴드론, 뻔뻔론...
지금의 전차가 강해진 건 사실이지만 4초의 변신시간과 이동 불가라는 고질적 약점을 커버해줄 수 있는 대안 제시도 없이 무작정 약화시켜야 된다는 글들이 씁쓸해서 적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