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 Vincent Baker의 명작 포스트아포칼립스 RPG, Apocalypse World (이하 AW)의 번역 출판 계약의 1차 서명이 완료되었습니다. 이로써 던전월드의 약속이 또 하나 이루어졌습니다.
작품 그 자체로도, 던전월드를 비롯한 다른 여러 작품들의 모태가 되었다는 면에서도, AW는 RPG 역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작품이라고 저희는 생각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런 걸 다 떠나서 무진장 재미있는 것은 물론입니다.
이번 계약에서는 이태리 RPG 출판사 Narrattiva가 원작자를 대리하여 수고했습니다. Narrattiva는 AW 외에도 여러 RPG들의 교섭권을 위임 받고 있으며, 자체 작품 또한 상당수 보유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좋은 관계를 지속해 나갈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AW의 세상은 50년 전에 멸망했습니다. 국가와 사회는 와해되었고, 석유와 총알은 남아돌지만 먹을 것과 마실 물은 부족합니다. 그리고 보일듯 말듯, 들릴듯 말듯한 감각의 지평선 바로 저편에서 사념의 소용돌이가 끊임 없이 울부짖고 있습니다. 그 전제 하에서, MC(마스터)와 플레이어들은 이 망가진 세상을 헤쳐나가며 세계 멸망의 수수께끼를 알아내고 자신의 앞날을, 그리고 세계의 앞날을 밝히게 됩니다. (아니면 그냥 오토바이 갱단을 이끌고 약탈을 다녀도 됩니다.)
AW가 한국에서 갖는 의미가 한 가지 더 있습니다. 지금까지 우리나라에 나온 RPG들이 나이에 관계 없이 누구에게나 권할 만함에 비해, AW는 스스로 어른용임을 자처하고 있습니다. 책의 말씀씀이가 거칠고, 폭력성도 강하며, 다른 RPG에서는 웬만해서 다루지 않는 소재들도 다룹니다. 그렇다고는 해도 법적으로 19금 딱지를 받을 만한 것은 아니지만, 일단 원작자의 의도에 따라 자체적인 표시를 하기는 할 생각입니다.
어떤 식으로 번역을 하고 책을 구성해야 할지 지금부터 기대가 되지만, 당분간은 할 일이 따로 있네요 ^^ AW는 내년 초에 출간하는 것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국문판 제목도, 크라우드펀딩 여부도 아직 미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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훌륭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