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란은 첫번째 작품인 자유의 날개에 얼굴마담 종족답게 다른 종족보다 많은 변화를 가졌음.
간단히 말하면 '이것은 재미있군!'과 같은 아이디어가 거의 테란에 집적되어 있다는 거...
그렇다고 방어에 뛰어난 특유의 장점이 사라진것도 아니고, 스캔의 정보력 또한 여전하고, 유닛의 편의성 및 유닛의 절대적 성능비와 가격 대 성능비가 모두 뛰어남.
게다가 뭘 해도 영향을 잘 받음. 그것이 유저의 실력에 의한 미칠듯한 반응성이든, 아니면 진행 도중에 올라가는 업그레이드든.
가장 바람직한 종족의 표본.
저그는 애초에 운영이 장점이라 운영만 특화시킨 듯.
그래서 그 운영을 흔들어대면 저그가 불리하고, 운영을 못 흔드면 저그가 유리하기 때문에 패치노트 한줄에 밸런스가 왔다갔다 하는 이유가 바로 그거.
전반적으로 변화가 가장 적은 종족이기도 하지만, 오히려 살을 주고 뼈를 취했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운영면에서 탁월해졌음.
개인적으로 이런 식의 변화는 마음에 들지 않지만, 그래도 더욱 컨셉에 맞는 저그스러움이 강조되는것 같아서 뭐 그러려니 이해해 줄만함.
프로토스는 이도저도 아님.
저그만큼 장점이 강조되지도, 테란만큼 완전히 뜯어고치지도 않은 채로 그냥 방치된 듯한...
처음에 있었던 모선의 강력한 기술들, 우주모함의 변경, 황혼 집정관의 아이디어 등은 밸런스를 이유로 무참하게 깎여나갔고...(아직까지 회자되는 컨셉 삭제는 플토가 유일할 듯. 애초에 저그는 변경이 별로 없는 종족이고, 테란은 워낙 변경이 많은 종족이라.)
프로토스 변화의 핵심은 차원분광기의 동력공급과, 차원관문의 장거리 소환인데...
이게 얼마나 조악한 시스템인지는 테란의 반응로/기술실과 저그의 라바 생성과 비교해보면 답이 나오는 수준이고...
그나마 남아있던 재미있는 유닛도 프로토스 변화의 얼굴마담 파수기의 개사기 역장에 두루뭉실해지고...
초반에 역장으로 잘라먹으면 프로토스가 유리하니 관문유닛 성능 하향.
역장이 후반가서도 길 막아서 프로토스가 너무 유리하니 몇몇 유닛에게 역장을 부술수 있게 변경.
그외 기타 등등 모든 프로토스의 밸런스 조절은 역장과 관련되어 있음.
프로토스의 병맛같음은 여기서 끝나지 않음.
인공제어소 이후 삼발이 테크는 여전할 뿐더러 기사단 테크의 경우 나눠지면서 오히려 악화되었고...
공격 상성 비중이 높아지면서 정보전의 승리는 게임의 승리인 스타2에서 정보전을 위해서는 로보틱스를 강요받는다는 것...
테러 전문 날빌이던 공허포격기를 충전시 씹어먹는다는 이유로 공격력을 평준화시켜 버리고... 잉여모함과 잉선은 아예 없는 유닛 취급이고...
그런식으로 칼질해대니 당연히 기계공학과 거신에 의존하고, 세부사항이 바뀌어도 방향성이 항상 같으니 다른 종족들은 더욱 상대를 잘 하게 되고, 플토는 더더욱 기계공학과 거신에 의존하고... 무한 반복.
그런데 지금 이 병맛같은 상황에 블리자드가 만족하고 있는것 같아서 더 어이없음.
이런 상황이 극단적으로 나타나는게 테란전인데 건드린 것들이 vs 기계공학 구도를 비껴가는 곁가지들만 건드렸고... 거신을 잡으려면 바이킹, 바이킹을 잡으려면 추적자, 추적자를 잡으려면 불곰, 불곰을 잡으려면 거신과 불멸자, 불멸자를 잡으려니 유령... 반복.
이 사이클에 만족하니 공포 너프라는 어이없는 발상이 나오는 것.
정말 프로토스의 병맛 상황을 고치려고 한다면 유닛 한두개 밸런스로는 사기 or 나락밖에 안됨.
각각의 테크에 어느정도 개별적인 밸런스를 가진 유일한 테크가 로봇공학인데, 기사단도, 우주관문도 어느정도의 독자성을 가지지 않으면 플토의 병맛상황은 고쳐지지 않음.
그런데 그 정도의 변화를 주려면 확장팩이나 기다려야 할 듯 하니, 별로 기대가 되지 않음.
블리자드도 그래서 손을 안 대는 듯 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