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비드 킴이 북미 포럼에서 현지시각 2월 5일 오후 2시에서 3시 동안 유저들에게 게임 밸런스에 대한 피드백을 받고 답변을 다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흥미로운 내용이 있길래 가져왔습니다.
http://us.battle.net/sc2/en/forum/topic/11642864359#20
Boomer:
스타2는 왜 스타1보다 이렇게 데스볼(한방 순삭 싸움과 유닛 뭉치는 거) 현상이 심한 거죠? 교전이 좀 길어지게 하고 좀 불리해져도 쉽게 회복할 수 있게 해 주면 안 되나요?
대규모의 병력을 편하게 이끌고 움직이며 싸울 수 있는 것은 길찾기 인공지능이 향상되고 유닛 선택 제한이 없어졌기 때문입니다.
데스볼에 대해서는 적절한 컨트롤과 위치선정을 통해 큰 싸움에서 이길 수 있으면 좋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아무 것도 안하고 병력 조합만 모으다가 꽝하고 부딪히는 것은 안 좋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유럽 쪽에서 유행 중인 저프전 양상을 주시하고 있습니다.
군단의 심장에 와서는 이런 문제들이 (특히 자유의 날개 말미에 비해) 많이 해결되었다고 봅니다. 자유의 날개 말, 특히 테프전에서는 두 플레이어가 서로 아무것도 안하고 200병력을 모아 한번 붙고 끝나버렸죠.
그래도 아직 개선할 점이 많습니다. 가끔은 대규모 교전도 있지만, 전체적으로 다양한 전투가 벌어지는 박진감이 넘치는 게임을 만들기 위해 앞으로도 노력할 것입니다. 최종적인 목표는 대규모 교전을 아예 없애버리기보다는 소규모 전투와 견제를 할 기회를 늘려줌으로서 매번 새로운 느낌의 게임을 할 수 있게 하는 것입니다.
http://us.battle.net/sc2/en/forum/topic/11642864359?page=2#39
Joker:
군단 숙주가 군심 초기에 계획했던 사용 방식에 맞게 쓰이고 있나요? 프로게이들이 현재 군단 숙주를 쓰는 방식이 마음에 드나요?
첫 번째 질문은 이 시점에서는 그리 중요하지 않다고 봅니다. 군심이 출시된 지 벌써 1년 이상 지났기 때문에 유닛이나 전략전술을 원래 계획했던 방식에 끼워맞출 필요는 없을 것 같네요. 그 유닛이 현재 어떻게 쓰이느냐, 그 때문에 게임이 더 발전했느냐 같은 문제가 더 중요합니다.
두 번째 질문에 대한 답변은 예와 아니오 둘 다입니다. 일단 저프전 후반에 서로 싸우지 않고 시간을 질질 끄는 양상은 문제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 문제를 해결하는 동시에, 군단 숙주의 장점은 건드리지 않는 멋진 해결책을 찾을 수 있으면 좋겠네요. 군단 숙주로 인해 맵 이곳저곳에서 끊임없이 전투가 벌어지는 것 말입니다. 상당수의 프로토스들은 군단 숙주에 대항해 여러 방향으로 동시에 공격하는 전술을 구사합니다. 어떤 경우는 공격이 멋지게 들어가서 게임을 이기게 되지만, 저그가 수비를 정말 잘 하면 막히기도 하지요. 군단 숙주가 끊임없이 돌아다니면서 식충을 공격적으로 뿌리는 장면도 재미있다고 생각합니다.
가능하면 패치를 통해 유닛의 디자인 자체를 갈아엎지 않으려 합니다(예외로는 자날 시절에 불사조 사거리업을 추가한 경우가 있겠네요). 다만 군단 숙주의 경우 식충이 자동으로 생성되는 것이 적절한지에 대해 팀 내부에서 논의 중입니다. 저그 플레이어들이 군단 숙주를 한 곳에 박아놓고 앉아있는 경우가 많으며, 이 때문에 옵저버가 전투 유닛이 없어서 텅 빈 화면을 보여주는 경우가 자주 있거든요. 하지만 일단은 위의 (시간을 질질 끄는 전투) 문제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http://us.battle.net/sc2/en/forum/topic/11642864359?page=3#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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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선핵 시야는 언제 너프하나요? 밸런스 테스트 맵에라도 넣어주세요. 탱크는 왜 이렇게 쓰레기인가요. 군단 숙주는 언제 고치나요?
패치를 내기 전에는 최소한 며칠 정도라도 테스트를 미리 할 겁니다. 프로게이들이 테스트에 참여하는 게 항상 좋다고 생각하고 있으며, 테스트 맵을 만들 때마다 프로게이들과 소통하기 위해 노력 중입니다. 현재 다음 밸런스 테스트 맵에 관해 커뮤니티의 의견을 받고 있으며, 다음 주 중에 구체적인 변경점을 제시할 예정입니다.
탱크는 쓰레기가 아니에요. 최근 버프한 이후(역주: 공방업 통합, 공격속도 상향) 테저전에서는 상당히 강해졌고, 테테전에서는 항상 핵심적인 유닛이었습니다. 테프전에서는 여전히 별로 안 쓰이는 것 같지만, 일단 모든 유닛이 모든 종족전에서 쓰일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 땅거미 지뢰는 (특히 너프 전에) 테저전에서만 주력으로 쓰였지만 테란이 가진 가장 강력한 유닛 중 하나라는 평을 들었죠.
그렇긴 해도 테프전에서 메카닉을 쓸 수 있게 하는 것은 중요할 것 같습니다. 현재 한국 서버에서 몇몇 프로게이들의 의견을 듣고 있으며, 래더에서도 테프전 메카닉이 더 많이 보이고 있습니다. 현재 테프전 메카닉의 상태를 연구하기 위해 프로 경기에서 더 많은 메카닉을 볼 수 있으면 좋겠네요.
저프전 후반 군단 숙주 플레이는 현재 저희가 주시하고 있는 최중요 문제점입니다.
http://us.battle.net/sc2/en/forum/topic/11642864359?page=4#77
YourSavior
데이비드, 저는 이 게임의 팬입니다. 멋진 게임을 만들기 위해 노력해줘서 감사해요!
제 질문은요, 현재 저저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요? 대부분의 경기를 보면 굉장히 아슬아슬하게 진행되다가 클릭 실수 한 번에 기울어지는 경우가 많은데요. 이게 밸런스 면으로 괜찮은 건가요? 유닛들이 너무 빨리 움직여서 그런 것 같은데 혹시 모든 유닛의 속도를 좀 늦추면 어떨까요. 어떻게 생각해요?
네, 현재 저저전은 모든 종족을 통틀어 가장 긴박하고 빠르게 진행되는 종족전이 맞습니다. 아주 사소한 결정과 행동 하나하나에 따라 승패가 갈리지요. 저희가 보기에는 이 현상이 저저전만의 고유한 재미라고 생각합니다. 결국 더 잘하는 게이가 이기니까요. 테테전이 재미있는 이유가 있듯이, 저저전 역시 나름대로 재미있는 이유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전략전술에 대해서는 최근 들어 땡바퀴 전략이 자주 보입니다. 그래서 땡바퀴 대신 히드라리스크를 섞을 수 있게 히드라를 버프하려고 했지요. 바퀴 대 바퀴에서는 수비하는 쪽의 이점이 잘 안 드러나지만, 바드라 대 바드라 싸움에서는 수비하는 쪽이 더 잘 싸울 수 있으니까요. 그러면 이 조합을 카운터하는 울트라리스크나 무리 군주 같은 유닛도 더 많이 보이겠지요.
모든 종족전은 단순히 공평한 것이 아니라 각자 개성과 재미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http://us.battle.net/sc2/en/forum/topic/11642864359?page=6#103
Havoc
데이비드 킴! 고수들도 전투순양함이나 무리군주, 살모사처럼 잘 안 쓰이는 유닛을 쓸 수 있게 해주면 안 되나요? 항상 감사해요! 화이팅!
저희는 전순이나 우주모함, 모선과 같은 전함급의 유닛을 항상 뽑게 된다면(역주: 자날 저프전 무감타vs모선 소용돌이 말하는 듯) 오히려 재미없게 된다는 것을 배웠습니다. 테프전에서 항상 전투순양함을 뽑을 수밖에 없도록 강제된다고 생각해 보세요. 현재 이러한 전함 유닛들을 더 재미있게 쓰고, 시청자도 더 재미있게 볼 수 있게 하는 방안을 두고 내부적으로 논의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문제는 매우 조심스럽게 고쳐야 하니 지금 당장 어떤 변화를 줄 수는 없을 겁니다. 앞서 말했듯이, 패치를 통해 유닛의 디자인 자체를 바꾸는 것은 하지 않으려 합니다. 갑자기 유닛의 역할이 바뀌면 플레이어들이 혼란스러우니까요.
http://us.battle.net/sc2/en/forum/topic/11642864359?page=8#142
Vindicare
차원 관문이랑 역장은 왜 아직도 안 고치나요? 이 두 가지는 스타2가 처음 나왔을 때부터 (거신과 함께) 까였고, 프로토스의 데스볼 현상을 일으키는 문제로 지적되었잖아요. 그런데 지금까지도 아무 이야기가 없었어요. 차원 관문이랑 역장은 왜 그렇게 중요한 거죠?
차원 관문은 프로토스 종족 고유의 특징이라고 생각합니다. 다른 종족과는 차별화되는 독특한 유닛 생산 방식이죠. 저희는 모든 종족이 서로 개성 있고 비대칭적인 것을 원하며, 때문에 차원 관문은 괜찮다고 봅니다.
예전에 본진 차관 올인이나 앞마당 먹고 차관 올인이 흥했을 때는 차원 관문이 문제가 되었죠. 하지만 이 문제는 많이 해소되었다고 봅니다.
역장에 대해서는 지금까지 그래왔고 앞으로도 계속 똑같은 입장을 고수할 것입니다. 많은 사람들은 역장을 컨트롤로 극복할 여지가 없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잖아요? 저그는 저글링과 바퀴로 역장 에너지를 빼먹기 위해 컨트롤을 하죠. 테란은 역장에 갇힌 유닛을 의료선으로 태워서 반대편에 내리는 아케이드를 하고요. 저희는 역장이 매우 개성적인 스킬이라고 생각하며, 가끔은 상대할 방법이 없다고 느껴질 수 있지만, 실제로는 대처에 따라 충분히 극복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것은 원래부터 스타크래프트의 특징입니다: 깜짝 암흑 기사 전략에 당하면 GG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암흑 기사를 상대할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니잖아요.
http://us.battle.net/sc2/en/forum/topic/11642864359?page=8#146
Merikaaaaaaa
테란이 점추 올인을 더 잘 막게 해 줄 계획인가요? 앞마당을 먹고 들어오는 점멸자 올인을 막는 게 너무 힘들어요. 프로토스가 테크를 잘 숨기면 정찰하는 것도 쉽지 않고요. 이것 때문에 테란은 자원 욕심을 낼 수 없는데 프로토스는 프행요를 믿고 자원 위주로 운영하는 게 가능하죠. 게다가 빌드 자체도 굉장히 강력하고요. 한 종족이 일방적으로 초반에 강력한 전략을 걸거나 자원, 테크를 확보할 수 있다면 문제가 있는 것 아닌가요?
어제 발매한 패치가 어느 정도 도움이 될 겁니다. 그래도 부족하다면 다음 밸런스 테스트 맵에서 추가적인 변경점을 테스트해 보겠습니다.
http://us.battle.net/sc2/en/forum/topic/11642864359?page=9#169
frauenarZt
예언자 속도 상향을 취소하고 대신 함대 신호소에서 속도업을 할 수 있게 하면 어떨까요? 이렇게 하면 초반에 막는 게 조금 쉬워지지만 후반에 들어서도 예언자를 살려놓아 계시를 걸고 다닐 수 있잖아요.
처음 패치를 했을 때는 예언자가 많이 쓰였지만 지금은 어느 정도 줄어든 상태입니다. 작년 말까지는 프로게이들도 혐언자니 예언자 사기니 하며 징징거렸지요. 하지만 이런 이야기를 해 주니 다들 수긍하더군요:
예언자와 같은 견제 수단은 플레이어들이 수비 방법을 연구할수록 약해집니다. 한때 모든 사람들이 의료선 부스터가 개사기라고 생각했죠. 하지만 지금은 그런 말을 하는 사람은 거의 없잖아요. 돌아가서, 예언자 버프가 처음 나왔을 때 얼마나 많이 쓰였는지 생각해 보세요. 한두 달 지나면 너프를 하지 않아도 예언자를 덜 쓰게 될 겁니다. 다른 예로는 테테전에서 밴시의 은폐업 상향이 있지요. 패치가 나온 시점에서 거의 모든 테란들이 밴시를 썼지만, 지금은 덜 쓰잖아요.
http://us.battle.net/sc2/en/forum/topic/11642864359?page=9#174
Mindcontrol
밤까마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제가 보기에는 밤까마귀가 없으면 테저전 메카닉은 불가능할 것 같아요. 하지만 많은 저그들은 밤까마귀가 사기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밤까마귀를 고칠 생각이 있나요?
밤까마귀 자체는 마음에 드는 유닛입니다. 다만 테저전에서 밤까마귀만 수십 기 모으면서 우주방어를 하는 양상은 문제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만약 이러한 방식이 유행하거나 가장 강력한 전략이 된다면 이를 수정해야겠지요.
http://us.battle.net/sc2/en/forum/topic/11642864359?page=9#179
MarineKing
저그는 초반에도 대공 능력이 부족하고(가령 불사조 견제를 막을 때) 후반에도 대공 능력이 부족한 것 같아요(가령 밤까/전순 조합을 상대할 때).
현재 저프전 초반 불사조 빌드는 문제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이 전략은 프로토스의 핵심 전략이긴 하지만 큰 문제는 없어 보이네요. 다만 후반의 밤까마귀와 전투순양함을 모으는 우방 플레이는 주시하고 있습니다. 만약 이게 큰 문제가 된다면 고칠 것입니다.
요약:
- 다음주에 밸런스 테스트 추가점 나옴
- 저프전 군숙 촉촉 플레이는 어떻게든 수정할 것
- 테프전 메카닉은 지켜보고는 있지만 1순위는 아님, 프로 경기에 더 나오면 좋겠음
- 테저전 밤까+전순 우주방어 역시 보고 있음. 더 많아지면 수정 들어갈지도
- 히드라는 (다른 이유도 있겠지만) 저저전 다양성을 위해 버프 고려
- 한방 싸움과 데스볼을 직접 막아버리기보다는 견제와 소규모 전투를 늘리는 방향으로
그 외에 예언자, 점추 올인에 대해서도 짧게 다루었네요. 디-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