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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리사-
작성일 2007-10-10 20:41:45 KST 조회 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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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이름은 '혼돈의 지팡이' 내 이야기를 들어볼래?
내 이름은 '혼돈의 지팡이' 내 이야기를 들어볼래?

난 평범한 밀봉된 혼돈의 지팡이였어.

나는 그 당시 15만원이라는 가격에 새로운 주인에게 팔려나갔지.

그 사람은 던파를 시작한지 5일만에 항아리를 까서 유성락을 먹은 희대의 행운아였어.
(네, 그게 바로 접니다. 빨간템이 나오길레 뭣도 모르고 저주받은 템으로 착각. 상점에 넘길 뻔한 비화가 있었죠.)

그녀는 유성락을 3500만에 팔았다고 하더군. [귀검개편 2일전이였습니다.]

여하간, 나는 그분의 손에서 봉인이 해제되고 그의 손에 놀아나기 시작했지.

우리 주인은 정말 대단했어.

가끔 지나갈 때 보이는 키리가.

'어이, 거기 지나가는 꼬꼬마. 정말 로리한걸?'

이라는 말만 하면 나를 기계에 집어넣고 세탁을 시켜주더군.

나의 불행과 주인의 불행은 그 때부터 시작되었어.

주인은 시작한지 5일 밖에 안됐고, 그 전까지 리니X라는 게임을 하고 있었어.

돈과 리니X. 그리고 키리.

뭐가 답일 거 같아? 아니, 답은 이미 나왔겠지.

나는 몸에 왁스가 발라져 광택이 나기 시작했지.

한 7번쯤 발랐나? 8번째에서 세제가 나오는 바람에 나는 윤택을 잃어버렸어.

비열한 키리의 속셈이었지.

전기세는 고작 100G 채 안나오면서 한번 강화에 10만3천G를 받아먹는.

그래도 주인은 돈이 많은지 히죽히죽 웃더군.

나는 주인의 표정에서 알 수 있었어. 그 표정을 보는 순간 온 몸에 가시가 돋았지.

나는 오목나무로 만들어 졌는데...

'계속 가는거야.'

그렇게 한 50번을 세탁기 안에서 해메이다가.. 결국 나는 때국물 하나없이

순수한 나무 지팡이가 되어버렸지.

주인의 표정과 성격이 변한건 그때부터였어.

강화의 횟수가 늘어나고. 키리의 입꼬리가 점점 말아 올라 갈수록

주인의 표정은 처참히 변해가기 시작했지.

내 모습은 반짝이와 순수한 나무를 번갈아가며 시시각각으로 변해갔어.

결국에 주인은 3500만 이라는 어마어마한 돈을 모두 탕진하고...

나는 어정쩡한 모습으로 있어야 했지.

주인은 입술을 악물더군. 오기가 생긴 모양이야.

그 일이 있은 후로 3일 쯤 지나니까

여름 방학 이벤트라고 해서 바다의 용자 이벤트를 하더군.

주인과 나는 하루에 7시간을 부킹 쩔장사로 보냈고, 주인은 녹초가 된 몸을 이끌고

키리에게 찾아가 나를 맞기곤 했지.

나를 넘겨 받을 때 키리의 눈길은 정말... '이게 왠 봉이냐?' 라는 표정이었어.

그리고 매번 나는 때빼고 광을 내지 못한 채 나왔지.

그렇게 주인의 레벨은 내 강화 횟수와 함께 높아져가기 시작했지.

주인이 던파를 시작한지 한 달이 다 되었을 무렵.

주인은 53레벨을 달성한거야.

그리고... 내 몸도 1초에 2번간격으로 빛이 나곤 했지.

주인은 레벨 업을 했단 기념으로 나를 또 한번 키리에게 맡겼어.

우우우웅...

나는 강화기 안에서 빙글빙글 돌며 생각했지.

이 다음의 나는 어떤 모습일까...

강화기 안에서 절반의 시간을 보낸 나는 온 몸이 멍들 수 있을까?
아니면 순수 했던 그때로 돌아가는 걸까?

순간 비열한 웃음을 짓는 키리의 모습이 떠올랐지만, 나는 그 생각을 떨쳐버렸어.

생각하면 지는 거니까.

얼마나 많은 시간이 흘렀을까? 시야가 돌아왔을 땐, 눈부신 아라드의 햇살이 나를 반겨주더군.

마치 교도소에서 석방된 듯한 기분이었어.

정말 긴 시간이었지.

그리고 나는...

주인의 해맑은 모습을 볼 수 있었어.

그 표정을 보고 나는 내 몸 상태를 알 수 있었지. 그리고 입이 있었다면 이렇게 말했겠지.

'애 썼습니다.'

나는 조금 썩은 표정을 짓는 키리에게서 벗어나 주인에게로 돌아갔어.

주인은 기쁜 표정으로 나를 허공에 휘둘러 보더군.

그리곤 다시 키리에게 나를 내미는 거야.

'한 번 더.'

'...'

아, 맙소사. 나는 아라드의 햇살을 본 지 10초도 채 안되어 다시 캄캄한 강화기 속에서 세탁되어갔지...

들어가기 직전에 봤던 키리의 썩소와 한손에 들린 희멀건 가루들을 보고 나는 짐작해 버렸어.

'오, 맙소사.'

그 이후의 이야기는 안 해도 알겠지?

순수한 나무로 돌아온 나는 절규했어. 그리고 주인은 더 절규했지.

뇌의 한쪽에 이상이 생겨버린 주인은 몇 번이고 나를 갈아버릴려고 하더군.

하지만 내 몸속에 깃든 키리의 내공은 사라지지가 않았어. 로톤이 쇠톱날과 쇠련기를 들고 아무리 내 몸을 압박해도 변하는 건 없었지.

심지어 흠집조차 나질 않았어.

결국 주인도 나를 포기 해 버린거야.

'노강이면 어때, 극지능으로 가버리면 되지.'

그렇게 말하는 주인의 말투는 후련했지만. 어쩐지 쓸쓸하게 느껴졌어.

그 후로 한 달의 시간이 흘렀어.

지금의 나는 빤짝이의 극의 직전에 가 있지. 현재 일곱 번 왁스가 발라진 상태야.

주인도 어느새 애송이의 티를 벗고 57레벨이라는 무시무시한 레벨에 도달했지.

3 번의 깨달음만 더 얻는다면 궁극의 경지에 도달한다고 하더라.

나는 그 모습을 보고 싶어.

그 때까지 함께 하고 싶어.

사랑해 주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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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 실화 입니다. 혼지 하나에 7천만을 쓰고, 현재 7혼지를 쓰고 있는...

접니다. 이거 정말 정들어서 상점에 내다 팔지도 못하고... 씁쓸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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