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0년 3월 27일        
        
오늘 2010년 월드컵을 위한 응원가 아이디어가 생각났다. 코러스가 죽인다. 지난번에 만든 "승리를 위하여"보다 더 좋은 것 같다. 기쁘다. 이번 기회에 우리도 윤도현처럼 뜰 수 있을 것 같다. 아... 우리도 이제 국민밴드가 되는건가? 생각만 해도 가슴이 벅차다.        
        
- 2010년 4월 22일        
        
새 응원가 "승리의 함성" 작업을 마쳤다. 사람들에게 들려주었더니 반응이 좋다. 스폰서들도 결과가 좋다며 이 곡을 대표 응원가로 하겠단다. 기분이 좋다. 국민밴드라는 호칭이 멀지 않았다. 드디어 해낸거다.        
        
- 2010년 4월 30일        
        
테디가 이 곡을 리믹스 해보고 싶다는 요청을 해왔다. 하하하하. 우리 곡이 얼마나 좋으면 한국에서 가장 유명한 작곡가이자 프로듀서인 테디가 관심을 가질까. 까짓거 우리도 이제 국민밴든데 통 크게 마음대로 하라고 허가를 내줬다. 우리는 관대하다.        
        
- 2010년 5월 17일        
        
테디가 리믹스 한 곡을 들어봤다. 흠... 확실히 세련된 느낌이다. 우리 곡보다 더 좋은 것 같다. 살짝 불안하기는 하지만, 어쨌든 우리가 만든 코러스니까 상관없다. 긍정적으로 생각하자.        
        
- 2010년 6월 1일        
        
테디가 리믹스한 곡을 빅뱅이 부르고 김연아피쳐링까지 한다고 한다. 이러다가 이 곡이 빅뱅하고 김연아가 부르는 응원가로 인식되는 거 아냐? 아... 이럴 줄 알았으면 리믹스 허가 내주지 말걸..ㅠㅠ 후회가 밀려온다. 흐헝.        
        
- 2010년 6월 5일        
        
빅뱅과 김연아가 뮤직비디오까지 찍었다. 우리 뮤직비디오는 4명의 남자가 연습실에서 졸라 똥폼 잡는데, 얘네 뮤직비디오는 졸라 잘생긴 남자 5명에 졸라 예쁜 김연아가 춤을 추고 있다. 아씨. 우리도 요조한테 피쳐링하라고 했어야 했는데.. 젠장.        
        
우습게도 트랜스픽션의 "승리의 함성"이 대표 응원가의 자리를 차지하는데 유일한 걸림돌은 빅뱅 버전의 "승리의 함성"이다. 테디가 트랜스픽션이 만든 코러스를 가져와 새롭게 만들어 낸 이 버전은 - 트랜스픽션에게는 안타깝게도 - 원곡보다 좋다. 왜냐? 일단 원곡보다 훨씬 더 세련된 느낌이다. 원곡이 코러스에 너무 애정이 넘친 나머지 본격적으로 코러스가 터지기 전까지 질질 끌리는 느낌이 있는 반면, 드럼롤과 함께 바로 풀파워 코러스로 돌입하는 이 버전은 초반 스퍼트가 우사인 볼트를 능가한다. 사람들이 뛰면서 부를 수 있을 정도로 살짝 BPM을 늦추는 센스도 돋보인다.

         

거기에 무려 김연아가 고운 목소리로 피쳐링을 했다. 일부러 김연아에게 코러스를 제외한 나머지 부분 중에서 가장 괜찮은 멜로디를 부르게 한 것 같다. 또한 김연아는 이 곡에서 꽤나 잘 만들어진 춤까지 춘다. 그냥 추는 게 아니라 잘 춘다. 어쩌면 김연아라서 잘 춰보이는 걸지도 모른다. 어찌됐든 포인트는 원곡보다 낫다는 거고, 비록 트랜스픽션이 후반부에 약 10초간 등장하기는 하지만 사람들은 '뭐야 이 마지막 나오는 애들은?'이라고 생각할 것으로 보인다. 코러스를 누가 만들었든 이 버전의 주인공은 분명 빅뱅과 김연아다. 이로써 트랜스픽션은 응원가의 핵심인 코러스를 잘 만들어놓고, 빅뱅과 김연아만 좋은 일 시킬 위기에 놓였다. 많은 사람들이 이 노래를 빅뱅과 김연아의 노래로 인식할 것이기 때문이다. 

 

 

근데 나는 빅뱅꺼 ㅄ같던데 차라리 원곡이 나은거같던데

 

빅뱅꺼는 뭔가 응원가 같지 않고 지들앨범같고 트랜스픽션꺼가 응원가같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