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명히 죽은줄 알았는데 갑자기 에필로그에 부활해서 주절주절 말이나 하다가 또 죽은 녀석, 나루드 이야기입니다.
난데없이 특전으로 화질 좋은 새(괴물모습) 초상화가 나오더니 스투코프에게 정2구현 당하고 보스인 아몬까지 완전히 끝장났는데....
어째서인지 그에 대한 수수께끼가 더 증가해버렸다는 기분을 지울수가 없더군요.(군심 때는 분명 나루드의 스텐드가 무엇인가라는 수수께끼 뿐이었는데!)
1. 결국 그의 본명은 무엇인가?
결국 공허의 유산에서도 테프저 연합에게 '나루드'라는 테란 시절의 이름으로 불리다가 정2구현 당한 이 젤나가 변신술사, 차라리 아몬이 그를 부르는 장면이라도 있었다면 본명을 깔끔하게 알 수 있었을 텐데 에필로그 1 이후에 나온 아몬은 나루드에 대해선 한마디도 뻥긋 안한 탓에 결국 이번에도 그의 본명은 알 수가 없게 되었습니다.
그나마 그의 본명일 것이라고 추측되는 것이 아몬을 따르던 하위 젤나가의 이름이자 아몬을 광신하는 프로토스들의 조직명의 유래가 되었다는 '탈다림'이지만.... 어쩌면 나루드라는 이름 자체가 본명일지도 모르죠(모티프가 니알라토텝=냐루라토호테프로 추측되기에...). 결국 진위 여부는 이후 DLC나 소설 등에서 블쟈가 풀어주지 않는 한 답이 없게 된 느낌입니다.
2. 나루드는 테란에 대해서 어디까지 알고 있으며, 얼마나 오랫동안 관여를 한건가?
에필로그에서 나루드가 테란 쪽에 넌저시 던지는 대사들입니다. 망가진 순환의 실패작 운운 때문에 이게 뭔 소리냐고 토론이 벌어졌던 적도 있었죠. 하지만 저는 맨 마지막 대사가 신경 쓰였습니다. 테란들이 멸망했어야 했다는 차갑고 잊혀진 세계.... 처음에는 지구 쪽에 무슨 변이 있나라고 생각을 했지만 가만히 생각을 해본 결과 어쩌면 이주 계획 초기 당시의 코프룰루를 말하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만약 이 생각대로라면 나루드는 아주 오래전부터 테란을 관찰해 왔다는 것이 되는데, 이쯤 들어서 든 생각은 이 대사가 혹시 '도란 라우스가 듀란=나루드임을 암시하는 대사는 아닐까', 입니다. 네, 테란의 시작의 아버지인 그 도란 라우스요. 이게 사실이라면 나루드는 지구, 즉 UED쪽에도 영향을 미쳐왔거나, 또는 인류의 역사에 어느정도 개입을 했을 가능성이 재기됩니다.
3. 이번에 에필로그에서 나타난 그의 모습은 과연 진짜 모습일까?
사실 에필로그에서 그의 모습을 보자마자 제일 어라, 싶었던 부분입니다. 군심을 통해 나루드의 본 모습이라고 추정되는 그림자가 드러났었고, 그것을 후에 블리자드가 그 모습이야 말로 젤나가의 모습이라고 답변을 해준 이후입니다. 모두들 만약 나루드가 나온다면 최대한 그 그림자의 모습+특전 초상화의 모습일거라고 생각했습니다만 정작 나타난 것은 문어도, 그림자의 모습도 아닌 그야말로 오징어스러운 괴물의 모습이었죠. 모습이야 어떻든, 나루드는 소멸했습니다만 의구심은 여전히 남네요.
일각에서는 에필로그의 나루드의 모습은 아몬과는 달리 본체가 아니라 혼종으로 만든 육체라는 설을 제기합니다. 그의 장갑이 혼종들과 같은 '공허 갑피' 라는 걸 감안하면 이 말도 어느정도 맞는 말 같기도 합니다. 또한 맵에디터로 군심때의 나루드와 공유의 나루드를 비교해보면 소리 데이터 제목쪽이 다르지요. 군심 때의 나루드의 대사는 'NarudTrueform~'이라고 시작되는 반면 공유의 나루드의 대사는 'NarudEpilogue~'라는 제목으로 시작됩니다.
만약 이번의 모습이 그의 본체가 아닌 혼종으로 만든 육체라면, 추후 또 나루드가 되돌아올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추측도 가능하지 않을까요. 만약 그렇게 되면 나루드는 아몬처럼 두 번이나 부활한 스타크 세계관 내 인물이 되겠지요;;;
4. 군심에 이어 공유에서도 남겨진 나루드 전용의 더미데이터들
군심 때는 폐기처리된 보이스 데이터들이 있었던 나루드. 그렇다면 공유에서는 어떨까요? 분석결과, 나루드에 대한 더미 데이터들 중에서 미사용된 보이스는 없었습니다만, 더 기이한 것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바로 상당수의 스킬데이터들이었습니다.
-나루드 관련 더미 능력/버튼 데이터들을 군심 나루드 유닛에 전부 접목시켜본 결과입니다-
그야말로 공허 투성이인 이상한 데이터들이 검출되었습니다. 개발진들은 원래는 나루드에게 이 스킬들을 전부 넣을 생각이었던 걸까요. 정작 게임에 나오는 괴물 나루드는 말이 유니트지 실제로는 이동도 없는 타워인걸 생각하면 정말이지 이상합니다.
-사이오닉 충격파의 경우 따로 붉은 충격파라는 나루드 전용모델을 만들고는, 일반 사이오닉 충격파 버튼에 연동시켜 놓았습니다. 더미데이터 치곤 상당히 공을 들인것 같은데... 그런데 대체 공허 지뢰는 뭐죠?! 겉보기엔 시한폭탄 같은데...-
만약 나루드가 모든 더미 스킬들을 사용할 수 있었다면, 지금과는 달리 자날 시절 마르급의 성가신 소형-중형 적으로 등장했을 것 같습니다. 아쉽게도 제가 에디터 조작 실력이 달려서 저 기술들을 다 실행시켜 보지는 못했습니다.
단순한 더미데이터일 수도 있지만, 더미데이터중의 하나인 '감염된 테란 유니트' 데이터들이 후에 협동전 스투코프 영웅이랑 추가될 거라는 정보를 생각하면 어쩌면 이 나루드의 데이터들도 재활용 될 수도...? 협동전의 적영웅으로 말이지요. 아니면 정말로 그가 다시 등장하는 캠패인이 나오거나...?
5. 더 골치아픈 서술트릭을 구사한 나루드?
예전에 토론장에서 군심 나루드에 관해 영상에서 그가 '아몬'과 '그 분'에 관해 서술트릭을 쓴 것이 아니냐, 라는 의문이 제기된 적이 있었지요. 그랬던 나루드가 공허의 유산에선 더 골치아픈 말재주를 부립니다. 바로 '아몬'과 '주인'이라는 주어로써.
"테란. 쓸모없는 종족같으니. 아몬께서 너희에게 주실 건 오직 멸종 뿐이다."
"공허는 주인님의 뜻에 따라 움직인다. 곧 모두 그 분의 크나큰 영광을 알게 되리라."
두 대사의 기묘함을 아시겠나요? 사실 나루드는 군심 때도 아몬에 관해서 이야기 할 때는 '아몬님', 또는 '그 분'이라는 호칭을 썼지, 한번도 주인이라는 호칭을 쓴 적이 없습니다. 헌데 갑자기 공유에 오면서 '주인'을 언급하더니, 여기에 또 '아몬께서'를 같이 사용하고 있습니다.(이 문제는 원문과 번역을 통한 오역 문제와는 상관이 없습니다) 왜 나루드는 주어를 하나로 통일시키지 않은 걸까요? 단순한 담당 성우의 실수인걸까요? 어쩌면, 이번에야 말로 '아몬'과 '주인'은 다른 존재인게 아닐까, 하는 억측까지 드는군요.
라는 의문의 연쇄로 마침내 여기까지 도달했습니다. 과연 나루드의 주인과 아몬은 같은 존재인가.... 그렇지만 이 부분은 좀 더 집중적으로 토론해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되기에, 일단은 여기서 끊고 나머지는 제 2편에서 계속 써나가겠습니다.
지금은 아몬과 나루드의 주인에 대한 궁금증은 접어두고, 1~5까지의 사항, 즉 나루드의 본명과 그의 서술트릭 여부까지의 주제로만 토론해보는게 좋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