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전략과 우둔함의 사이

사실 특정한 정치적 행동이 딱히 엄청난 전술적 식견을 동반하여 이루어지는 건 아니다. 정치인도 인간이고, 철저하게 계산된 행동보다는 충동에 따라 움직일 때가 더 많다. 단지 그 아래에 있는 사람들에 의해 그들의 행동이 부풀려진다.

 

트럼프는 미국 정치사의 우발적인 사건 중 하나일 뿐이다. 문제는, 미국은 언제나 우발적인 사건으로 가득한 나라라는 거다. 그래서 사람들은 트럼프를 오래된 컬럼비아 포퓰리즘의 망령이 부활한 것처럼 보기도 하고, 아님 그냥 광대로 보기도 했다. 그리고 트럼프가 예기치 못한 돌풍을 몰고오자 "이 모든 것이 그의 계산이었군!"이라며 무릎을 탁 쳤다. 그리고 대선이 다가오면서 서서히 힘이 빠지자 다시 광대로 취급하는 중이다.

 

트럼프의 전략은 선택과 집중이었다. 아웃사이더가 표를 긁어모을 수 있는 가장 정통적인 죽창질 중 하나다. 그는 요즘에 어떤 정치적 이정표가 되어가는 것만 같은 백인-노동계급 그룹의 표심을 자극하여 공화당 내에서 지분을 획득했다. 트럼프의 어휘 수준은 믿기 힘들 정도로 저능한데, 그것이 또 노동계급의 레토릭과 잘 어울린다.(다행 중 불행으로 이제 그는 교육받은 중산층의 지분도 가져가고 있다)

트럼프 화법의 가장 큰 특징은 한 문장을 계속 반복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클린턴의 건강 문제에 대한 질문에서 그는 이런 식으로 답변한다.

"제가 볼 때는, 그녀는 스테미너가 부족한 모습을 하고 있습니다. 그녀는 스테미너가 부족합니다. 부족하지 않을까요? 아뇨, 제가 볼 때는 (스테미너가)부족합니다."

 

말주변이 없는 사람들은 흔히 했던 말을 계속 반복하며 문장의 꼬리를 질질 끄는 습성이 있는데, 트럼프가 여기에 딱 맞아 떨어진다. 거기에 다혈질적인 성향이 추가되면 이들은 말문이 막힌다는 사실 자체에 화가 나 마음에도 없던 말을 하거나 맥락적으로 부적절한 문장을 덧붙이곤 한다. 이것도 트럼프의 행동과 부합한다.

 

문제는, 트럼프의 우둔함은 그가 노른자로 삼은 유권자들의 코드와 잘 들어맞았다는 거다. 그래서 소위 전문가...라는 사람들은 이런 분석을 내놓았다:

"트럼프는 미국 정계의 아웃사이더이며, 전혀 새로운 전략을 들고 왔다. 그는 화려한 수사와 재치있는 언변으로 대중의 호응을 이끄는 대신 핵심 단어를 반복하고 유권자들의 뇌리에 그것을 각인시킴으로써 단기간에 큰 효과를 얻었다. 또한 그는 정치적으로는 도박이지만 부동층의 충성심을 더욱 공고히 할 수 있는 폭탄 발언을 적재적소에 날림으로써 게임의 명수다운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이 광대인 척 하는 능구렁이같은 자산 개발자가 미국에 큰 위협을 초래할 것이다"

 

하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어쨌든 도널드 트위터 트럼프가 대통령이 될 가능성은 충분히 있다. Poll은 이미 예측 능력을 상실한 지 오래인데다, 아무래도 트럼프 지지자들은 인터넷이나 텔레폰 설문조사에선 잘 드러나지 않는다는 느낌이다. 그러나 그것은 비틀거리는 미국 현대사의 숱한 해프닝 중 하나일 뿐이며, 미국을 망가뜨리지도 못할 것이다.

그렇군요 저 면접보느라 토론 못봤는데 그래 끔찎합니까

여론조사 62:27로 힐러리 우세던데 믿을수 있는걸까용

끔찍하긴 했나보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