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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010-12-15 19:12:30 KST | 조회 | 46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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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 가슴에 비수를 꽂아버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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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중학교 1학년 때 같은 반이던 친구(여자)가 있었습니다.
그 때 제가 마비노기를 시작 했었고, 마비노기 한다고 떠벌떠벌 거리고 다녔죠.
그 친구와는 2학기 말에서야 제대로 대화를 하기 시작했고
주제는 그 때 제가 한참 나루토를 재밌게 보고 있을 때라, 나루토 쪽으로 얘기를 많이 했습니다.
그래서 차츰차츰 서로 친해지게 되었죠.
중학교 2학년 때부터 반이 갈려서, 서로 얼굴 잘 못보고 지내다가 3학년 되었을 때
그 친구가 마비노기를 시작하게 되었고, 그래서 좀 소원해졌던 관계가 회복되었죠.
중학교 졸업 이후, 고등학교 3년 동안 그 친구와 마비노기도 같이하고
문자도 같이 하고 그랬었습니다.
제게 남은 일곱 명의 번호 알던 중학교 친구 중 이후 마지막 까지 연락이 되던 두 명 중 하나였고
그 둘 중에서도 나머지 한명은 거의 문자를 안하다시피 했습니다.
그러다보니 저도 그 애도 서로에게 많이 친해지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고3 그 친구가 이전엔 저에게 일방적으로
도움을 받는 입장이었습니다. 거의 게임을 즐기는 스타일인 그 친구는 저처럼 전투에
익숙하지도 못하고, 컨트롤도 느리지만 여러가지 생활 스킬 등에 재미를 느끼고,
대화나 메인스트림 진행 등에 흥미를 느끼던 애였습니다.
다만 저와 할 때는 항상 던전 같이 돌자고 했고, 저는 항상 그 친구가 어느 던전을 같이 돌자고 하거나
퀘스트를 도와달라는 걸 도와주는 식으로 플레이 했습니다.
헌데 고등학생 들어서, 그 친구가 캐릭터를 자주 바꿨습니다. 이렇게 저렇게 많이요
사실 원래 같은 서버였다가 다른 친구 때문에 다른 서버로 옮겼다가 그 친구가
안하게 되면서 다시 저와 같은 서버로 옮겨오고, 그 과정에서도 또 캐릭터를 두번이나 바꿨습니다.
(전 항상 '류트'서버에만 있었죠.)
그러다가 다시 같이하게 되었는데, 거의 메인스트림 퀘스트를 깨는 쪽으로 플레이 했는데
모든 RPG게임이 그렇듯, 몇 번이고 캐릭터를 갈았다면 당연히 약하죠.
하지만 메인스트림 퀘스트들은 그렇게 호락호락한것이 아니라서, 저는 수월하게 깰 정도일진 몰라도
그 친구에겐 더없이 어려운 것이었습니다. 더군다나 전투를 주 재미로 삼는 애도 아니었고요.
아무튼 저는 도와주긴 했는데, 도와줄 적마다 친구가 계속 죽었습니다. 죽으면서 자주 짜증을 내더군요
저는 짜증내는 모습이 별로 보기 좋지 않았습니다. 그래도 저에겐 중학교 시절을 공유하고 있는
지금 연락되는 친구였으니까요. 되도록 짜증내는 일이 없도록 하려고 제가 아는 팁이라든지
그런 것을 알려줬습니다. 그런데 그 친구는 저더러 잘난척을 한다면서 되려 화를 냈습니다.
조금 억울하단 느낌도 들 때가 있었습니다만, 그래도 항상 제가 먼저 사과를 했고
아무튼 끝까지 문제 없이 같이 하곤 헀습니다.
그런데... 수능 끝난지 얼마 되지 않던 날
이런 식의 문자가 왔었습니다. '자신을 어떻게 생각하느냐'고요.
저는.... 친구라고 했습니다. 그 친구가 그냥 게임만 같이 하는 그런 친구로 볼까봐
성심성의껏 답해줬습니다. 그 때 제 친구가 친구일 뿐이구나. 라고 하면서 그게 궁금했다고
아니면 됐다 식으로 쿨하게 말하더군요. 그냥 넘겨버렸습니다.
근데 어제, 제 친구와 같이 던전을 돌았습니다. 퀘스트 하나 깨 준 뒤에 우연히 던전 입장권이 생겼길래
(통행증이라 부르죠 마비노기에선) 그 친구의 친구와 함께 세명이서 던전을 돌았습니다.
그런데 그 친구가 또 이번엔 마법을 써보려 한다면서 마법을 사용하더군요
근데 마비노기 마법이 그렇게 쉬운게 아닙니다. 결론부터 놓고 보자면 가장 어렵습니다.
그런데 그걸 그냥 무작정 들이대식으로 싸우다보니까 (WOW로 말하자면 계속 신비한 화살만 쏘는 것이랄까)
마법을 사용해도 사용하기 전에 먼저 얻어맞질 않나 그래서 바닥에 누웠습니다.
또 그래서 제가 최대한 심기 안거슬리게 (친절히) 설명해줬습니다.
그런데 또 화를 내더군요. 결국 이번엔 아예 멈춰서서 혼자 가란 식으로 말을 했습니다.
어떻게 혼자 돕니까. 저도 멈춰 서서 아무 말도 않고 가만히 있었죠.
그래도 계속 가만히 있길래, 저는 제가 왜 이런 말을 하는지에 대해 설명을 해줬습니다.
위에 나와있는 그대로죠. 그런데 아예 이번엔 말을 무시하고 던전을 나가버렸습니다.
저는 친구 채팅을 이용해서 다시한번 말을 했습니다
대략 '친구로서 니가 화내는거 보기 싫어서 그랬다'식으로요
돌아온 말은 '친구일 뿐이잖아'식이었습니다.
문득 덜컥 겁이났습니다.
그리고 오늘, 조금 전에 전화가 왔습니다.
'할말 없느냐'길래 제가 문자 했던 것도 있고 해서 잠깐 벙어리가 되어버렸습니다.
'미안하다고 할 말 없느냐'길래 미안하다 라고 하려했더니 다른 친구가 갑자기 바꾸더군요.
친한 친구였나봅니다. 그 애 말이 '그 애가 너 좋아한다. 넌 어떻게 생각하느냐.'
눈 앞이 캄캄해졌습니다. 정말 미안했지요. 전 그 애(친구의 친구)가 10번도 넘게 그 말을 반복할 때까지
명쾌하게 말조차 못하고 있다가 '친구 이상이 아니다'라고 말을 했습니다.
그 애는 그 말을 듣자 '알았다'라고 끊었습니다.
지금도 마음이 걸립니다.
사실 저도 안 좋아했던건 아닙니다. 오히려 고1 때는 제가 좋아했었고, 그래서 그 친구가 다른 친구 따라
서버 옮겼을 때 가장 실망해 했었습니다. 나중에 고3 초 때 정말 많이 친해졌는데, 그 때 사진도 받았는데
다른 아이들이 어떻게 한건지 보더니 예쁘다고 하더군요. 누구냐고 하길래 중학교 친구라고 했습니다.
그 때 정말 좀 기분도 좋았고, (왜냐면 사심이 있었으니까) 했습니다.
근데, 고3 초 이후로 계속 연락을 하면서 오히려 저로선 더 안좋아지게 되었습니다.
사람이란게 원래 서로 얘기를 할수록 더 잘알게 되는 것이고, 그렇게 되면 모르던 부분도 알게 되는 거인지라
그 친구가 저와는 굉장히 다르고, 안맞다는 걸 알았죠.
그렇다고 저나 그 친구나 서로가 그 다름과 맞지 않음을 수용해 줄만한 성격도 아니었고요.
(특히 저는 학교에서도 꼬장꼬장하고 재수없기로 소문났습니다. 이런 말 하긴 싫지만.)
게다가 또 원래 좋아하는 감정도 조금 많이 퇴색되었고요.
그래서 저는 고3 중기 쯤, 진학/진로 문제까지 겹쳐지고 게다가 서로 대학교 가면 더 멀어질 것도
있었기에, 그 친구는 더 이상 이성으로 여기지 않기로 했고, 실제로도 그렇게 여겨지지 않더군요.
그런데 갑자기 상황이 이렇게 되어버리니 저로썬 너무나 놀랍고 당혹스러울 뿐이네요...
이제 어떻게 해야 할까요. 너무 미안하기도 하고.
뭐라고 말을 해야 할까요. 정말 고민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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