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 초...선진국을 중심으로 초능력 연구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한국 역시 자국의 뒤쳐진 초능력과학을 발전시키기 위해 서울에 학교도시를 유치했다. 학교도시는 대규모 초능력 및 뇌과학 연구단지로 이곳의 학생들은 문과/이과로 나뉘어 자신들의 초능력을 갈고 닦고 있다!
글로벌 인재가 되기 위해 오늘도 수련을 거듭하고 있는 학교도시 문과반! 문과반에는 훌륭한 문과 관련 초능력을 가진 초능력 고수들이 많다. 주인공 김철수는 비록 0레벨 초능력자이지만...그에게는 숨격진 능력이 있다! 바로 상대의 문과 능력을 무효화하는 딜루젼 브레이커!
똘이:후후훗 나의 능력은 바로 <의미 간파>! 나는 상대가 사용하는 단어가 실제로 어떤 의미로 쓰이고 있는지 단숨에 파악할 수 있지. 후후후...비꼬는 것인지 그저 단어를 오용한 것인지 감탄사로 쓴 것인지 모조리 분류해낼 수 있다. 의미론을 연구하는 언어학자들이여, 이제 집에 가서 잠이나 주무십시오. 언어학의 거대한 난제는 바로 이 똘이님이 풀어드릴테니...후후후
학생1:역시 4레벨의 초능력자 똘이...! 그의 능력이라면 애매한 수사법을 사용하는 키배러들도 처단할 수 있겠어!
학생2:역시 4레벨 <대능력자>부터는 차원이 다르군! 나도 어서 능력을 갈고 닦아야 하는데...
김철수:후후후 그럼 내 말이 무슨 의미를 담고 있는지도 한 번 맞춰보시지.
똘이:넌 또 누구냐? 아니 이건 뭐야! 0레벨 <무능력자> 김철수 씨 아니야 크하하하
김철수:체크무늬 남방에 똑딱이는 어울리나요?
똘이:?! 뭐지...의...의미를 파악할 수 없어! 이 천하의 똘이님이!!
김철수:크하하 이것이 바로 나의 능력 딜루젼 브레이커! 너의 의미 간파 능력은 내 능력에 의해 무효화되었다.
똘이:말도 안돼! 으아아아
김철수:벼는 익을수록 고개를 숙이는 법...더 정진하고 와라.
오늘도 정의를 구현한 우리의 김철수. 그는 무뢰배들에게 포위당한 한 여중생을 보게 되는데!
김철수:아니 저 나쁜 놈들이...나의 능력으로 혼내줘야되겠군!
무뢰배1:크하하 아가씨 상대를 잘못 만났군...여기에 있는 이 사람이 누군지 알아?
신영희:아니 모르겠는데.
무뢰배2:으하하하 공포에 질려서 개념이 나갔나보군. 이 분이 바로 이 학교도시 최강의 6레벨 <초초능력자>이재기님이시다!
이재기:나의 능력은 <세미오시스 스캐너>! 나는 네 무의식을 단 0.03초만에 모조리 프로이트적으로 해석할 수 있지.
무뢰배1:캬 역시 이재기님이 체고시다...
무뢰배2:오오 제발 그 능력을 저한테 쓰지만 말아주시옵소서. 저는 제 이드의 음탕함이 까발려지길 원치 않습니다!
이재기:나의 초능력에 무릎꿇어라. 하하하하하
김철수:큭...역시 대단하군. 과연 6레벨의 초초능력자. 하지만 나의 딜루젼 브레이커라면...
신영희:나는 5레벨 <초능력자>인 전기방출 능력자다!
신영희가 몸에서 전기를 내뿜자 무뢰배들은 모두 바싹 구워진다
이재기:마...말도 안돼...나는 6레벨인데..어떻게 5레벨 따위에게...
신영희:네 패인은 단 하나다. 네가 문과라는 것이지. 애초에 문과는 이과에게 상대가 전혀 되지 않아. 왜냐하면 전자기장은 실존하지만 인간의 무의식은 증명되지 않은 개념이기 때문이다.
이재기:크윽...이럴수가...
신영희:나는 능력을 발전시키면 신과 같은 존재가 될 수 있지. 하지만 너희는 능력을 발전시켜봤자 좀 정신나간 예술가 정도밖에 되지 못하는 것이다. 애초에 예술은 과잉생산된 문명의 거품 속에서 피어오른 기생충과도 같은 것...
김철수:시1발!! 엿같은 이과새끼들!! 존나 반박하고 싶은데 반박을 못하겠다 왜 신은 우리 인문계열을 이리도 비참하게 만들었는가!!!
그 광경을 목도한 김철수는 학교도시 바깥으로 뛰쳐나갔다. 그리고 다시는 돌아오지 않았다. 후에 그는 꽤 괜찮은 출판사를 설립했다. 그리고 82세에 후두암으로 사망했다.
디아3
